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누군가가 집 앞에서 찍은 동영상 같았습니다. 화면 가운데 나무가 서 있습니다. 나무 왼쪽으로는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화창합니다. 나무 오른쪽에는 파란 하늘이 보이고 밝은 햇살 속에서 길과 마당이 밝게 보입니다. 왼쪽에는 이미 많은 비를 맞은 듯 바닥이 다 젖어 있습니다. 하늘에는 검은 비구름이 가득하고 굵은 빗줄기가 보입니다. 이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믿겨지지 않는 듯이 합성인 것 같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생 바로 곁에서 폭우가 쏟아지고 비바람이 불어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앞에, 바로 곁에는 화창할 때가 있습니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지난 몇 칠 동안 세상에는 많은 시끄러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수퍼 위원회를 두고 워싱턴 디씨와 전국이 시끄러웠습니다. 거의 절박한 위기감이 들 정도로 늘어난 국가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 비상 수단에 가까운 수퍼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정파 이익에 빠지고 정치적인 계산에 매여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수퍼 위원회가 수퍼 실패를 했다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정치권에 대한 총제적인 불신과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 위기를 소홀히 하다가 가뜩이나 어려운 일반 시민들의 하루살이가 또 다른 위기를 맞게 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보이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일상 바로 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우리는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크게 염려하지 않으면서 하루를 영위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을 통과시켰습니다. 통과하는 과정에서 의사당 본 회의장에서 인준에 반대하는 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렸습니다.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정치 평론지에서는 수퍼 위원회의 무능력함을 질타하면서 미국의 의회를 비난하다가 미국보다 더 심한 입법부가 있다고 비아냥 거리기까지 했습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은 한국과 미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더 빨리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지난 100년간의 한미관계를 한 단계 승격시켜 앞으로의 100년간을 준비하는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가 우리의 일상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우리의 하루 하루 생활을 거의 무감할 정도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시작된 새로운 형태의 경제 위기는 이제 중국과 독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 사이에 중국의 수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합니다. 독일은 바로 전 총리 때 시행한 경제 개혁으로 인해서 거의 유일하게 건전한 경제 성장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유럽의 경제 침체를 버텨낼 수 있는 것은 독일의 경제력 때문이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독일의 국채가 다 소화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독일 경제마저 걱정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유익 중 하나가 바로 풍랑 속에서 발견하는 고요함입니다. 특히 전지 전능한 하나님, 자비와 긍휼을 공의와 정의보다 앞세우는 하나님을 믿는 자들은 더욱 더 분명하게 풍랑 속의 고요함을 누리게 됩니다. 특히 온 세상에서 들려오는 경고, 공포의 소리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백성들은 고요함과 평화를 누리게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마치 나무 한 쪽은 폭우가 쏟아져도 또 다른 쪽에서는 화창한 날씨가 유지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글ㅣ장세규 목사(한빛지구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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