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1 이삭이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하더니 맏아들 에서를 불러 이르되 내 아들아 하매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니
2 이삭이 이르되 내가 이제 늙어 어느 날 죽을는지 알지 못하니
3 그런즉 네 기구 곧 화살통과 활을 가지고 들에 가서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4 내가 즐기는 별미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와서 먹게 하여 내가 죽기 전에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게 하라
5 이삭이 그의 아들 에서에게 말할 때에 리브가가 들었더니 에서가 사냥하여 오려고 들로 나가매
6 리브가가 그의 아들 야곱에게 말하여 이르되 네 아버지가 네 형 에서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내가 들으니 이르시기를
7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가져다가 별미를 만들어 내가 먹게 하여 죽기 전에 여호와 앞에서 네게 축복하게 하라 하셨으니
8 그런즉 내 아들아 내 말을 따라 내가 네게 명하는 대로
9 염소 떼에 가서 거기서 좋은 염소 새끼 두 마리를 내게로 가져오면 내가 그것으로 네 아버지를 위하여 그가 즐기시는 별미를 만들리니
10 네가 그것을 네 아버지께 가져다 드려서 그가 죽기 전에 네게 축복하기 위하여 잡수시게 하라
11 야곱이 그 어머니 리브가에게 이르되 내 형 에서는 털이 많은 사람이요 나는 매끈매끈한 사람인즉
12 아버지께서 나를 만지실진대 내가 아버지의 눈에 속이는 자로 보일지라 복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까 하나이다
13 어머니가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너의 저주는 내게로 돌리리니 내 말만 따르고 가서 가져오라
14 그가 가서 끌어다가 어머니에게로 가져왔더니 그의 어머니가 그의 아버지가 즐기는 별미를 만들었더라
15 리브가가 집 안 자기에게 있는 그의 맏아들 에서의 좋은 의복을 가져다가 그의 작은 아들 야곱에게 입히고
16 또 염소 새끼의 가죽을 그의 손과 목의 매끈매끈한 곳에 입히고
17 자기가 만든 별미와 떡을 자기 아들 야곱의 손에 주니
18 야곱이 아버지에게 나아가서 내 아버지여 하고 부르니 이르되 내가 여기 있노라 내 아들아 네가 누구냐
19 야곱이 아버지에게 대답하되 나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아버지께서 내게 명하신 대로 내가 하였사오니 원하건대 일어나 앉아서 내가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아버지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20 이삭이 그의 아들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네가 어떻게 이같이 속히 잡았느냐 그가 이르되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로 순조롭게 만나게 하셨음이니이다
21 이삭이 야곱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가까이 오라 네가 과연 내 아들 에서인지 아닌지 내가 너를 만져보려 하노라
22 야곱이 그 아버지 이삭에게 가까이 가니 이삭이 만지며 이르되 음성은 야곱의 음성이나 손은 에서의 손이로다 하며
23 그의 손이 형 에서의 손과 같이 털이 있으므로 분별하지 못하고 축복하였더라

이삭은 나이가 많고 눈이 멀어 죽음이 다가왔음을 감지한다(1, 2, 4절).
그리고 장자 에서를 불러 사냥한 고기로 별미를 만들어오게 하고, 그에게 마음껏 축복하겠다고 말한다(3-4절).
고대인들은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예언의 은사가 있다고 믿었다(창 48:1이하; 신 33:1이하; 삼하 23:1이하).
그 예언은 일단 선포되면 변경할 수 없고, 그 효력은 축복하는 자의 신체적 상태와 무관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삭은 별미를 먹고 기력을 돋우려 한 것이다.

한편 리브가는 이삭의 말을 엿듣고 야곱에게 형이 받을 축복을 가로채도록 제안한다(5-8절).
자기가 염소새끼로 별미를 만들어 줄테니 그것을 아버지께 드리고 에서 대신 축복을 받으라는 것이다(9절).
그러나 야곱은 그녀가 제안한 속임수가 발각될 경우 닥칠 저주를 염려한다(11-12절).
이에 대하여 어머니 리브가는 그 저주가 임하면 자신이 받겠다고 하면서 야곱을 채근한다(13절).

야곱은 어머니의 말대로 하여 그녀가 만든 별미와 에서로 속이기 위해 그녀가 입혀준 에서의 옷과 염소새끼의 가죽을 입고 아버지께 나아간다(14-17절).
그의 실체는 야곱이나 그의 모습은 에서이다.
그런데 이후 야곱은 교활하고 대담하고 당당하게 눈먼 아버지를 속인다.

아버지 이삭이 '너는 누구냐?'고 묻자, 야곱은 '나는 아버지의 아들 에서입니다'라고 답한다(18-19절).
'어떻게 빨리 사냥거리를 잡았으냐'고 묻자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순조롭게 도와주셨다'고 답한다(20절).
속임의 충동은 어머니 리브가였으나 속임의 주체는 철저히 야곱이다.

야곱의 속임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범법행위이다.
이는 눈먼 소경을 속이는 것이 금지된 법(레 19:14; 신 27:28)인 이스라엘 종교의 기본윤리를 역행하는 범법 행위인 것이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일은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여 아버지를 속였다.
결국 야곱은 '야굽 - 일라'라는 본명, 곧 '하나님께서 보호해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의미이 이름에서 '야아콥', 곧 '그는 속이는 자'라는 의미의 이름을 바뀐다(27:36).

한편 야곱이 에서인 것을 의심한 이삭은 그를 가까이 오게 하여 만져본다(21절).
그에게 털이 많은 것을 보고 음성은 야곱이나 손은 에서라고 말하며 그를 축복한다(23절).
야곱과 에서를 분별하지 못하고 야곱의 속임수에 넘어가 축복한 것이다.

결국 야곱은 어머니와 모함하여 이삭을 속이고 그의 축복을 받아낸다.
야곱은 교활하기 짝이 없는 반윤리적 범범행위로 아버지의 복을 받아낸 것이다.
여기에 근본적인 신학적 질문이 제기된다.
과연 언약의 계승인 하나님의 축복은 권모술수의 경쟁으로 획득하는 것인가?
야곱의 반윤리적인 행위를 어떻게 변호할 것인가?
리브가의 야곱 편애를 어떻게 변호할 것인가?
과연 야곱이 에서보다 더 높은 품성을 가진 자인가

리브가는 두 아들이 태중에 있을 때 하나님으로부터 그들의 운명을 들었다.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길 것이다"(25:23).
그래서일까... 집요하리만큼 열정적인 모성애를 발동하여 야곱에게 장자의 축복권을 가져오도록 만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야곱은 이 일로 인해 20년 동안 고향을 떠나 유리방황하는 신세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축복인 언약의 계승은 야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시 105:9-10).

하나님의 보호를 받아야할 자 '야굽 일라'가 하나님을 속이는 자 '야아콥'이 된다.
교활하고 당당하게 수치를 모르고 속이는 자 되어 하나님의 기업을 쟁취한다.
그로 인해 고난의 인생역정을 스스로 자초한다.
하지만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은 한이 없는 자비와 긍휼로 '속이는 자'를 인도하신다.

묵상 기도

오, 아버지...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속이는 자 야곱이옵니다!

오, 아버지...
내게 인자를 베푸소서! 내게 긍휼을 베푸소서!

오, 아버지...
입을 열어 당신의 자비와 긍휼만을 전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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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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