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일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시점을 앞두고 경찰 수사의 책임성과 견제장치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경찰의 기강 해이와 치안 현장의 무책임 문제를 지적하며 향후 경찰개혁 방향과 별도 개혁기구 마련을 주문했지만, 경찰에 모든 수사 권한이 떠넘겨진 상태에서 부실·은폐 수사의 폐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와 여당이 국회에서 힘으로 밀어붙여 통과시킨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있다. 이 개정안에 시민사회 여성계 종교계 법조계까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하고 심지어 진보 진영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회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70%가 보완수사권을 전면 또는 일부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는데도 여당이 뭔가에 홀린 듯 이런 법을 통과시켰다.

결국, 법의 공식 발효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동안 우려했던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에서 현직 경찰관이 실종신고 2건을 실제 소재 확인 없이 허위로 종결한 사건이다. 실종 신고된 여성이 끝내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경찰의 부실·은폐 수사에 국민적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수사 주체가 경찰 중심으로 재편된 이후 부실 수사나 사건 은폐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있다. 그런데도 한성숙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지금은 보완수사권이 유지되는 상태”라며 엉뚱한 대답을 했다. 질문 의도는 ‘보완수사권’이 유지되는 데도 경찰의 부실 은폐 수사가 문제가 되는데 완전히 폐지되고 나면 그땐 어떡할 거냐는 거였는데, 10월 2일부터는 경찰이 잘 할거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10월 2일부터는 검사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보완 수사할 수 없어 필요할 때만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게 된다. 지금도 부실 수사 지적을 받는 경찰이 검찰이 요구한다고 제대로 수사하겠나. 결국 피해자의 고통은 가중되고 범죄자만 활개 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요즘 국민 사이에서 호신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국가가 범죄 피해를 구제해 주지 않으니 각자 내 안위는 내가 지켜야 한다는 불안 심리가 작용한 탓일 거다. 이것이 과연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세태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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