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질서와 신약교회, 여성 사역의 근거”
“교회 직분, 시대 아닌 성경의 명령 따라야”
청교도목사회(회장 정대운, 이하 청목회)는 13일 오후 삼송제일교회에서 ‘여성안수와 교회’라는 주제로 제8회 청목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교계 안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여성안수 문제를 성경적·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각각 대표하는 발표자가 발제에 나섰다.
토론회는 정대운 목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찬성 측은 박유미 박사(총신대,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공동대표,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 소장)가 발표했으며, 반대 측은 서창원 박사(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이사장, 전 총신대신대원 교수)가 발표를 맡아 여성안수에 대한 성경 해석과 교회 전통, 목회적 의미 등을 중심으로 각각의 견해를 제시했다.
◆ 찬성 측 “성경의 창조 질서와 신약교회는 남녀의 동등한 사역을 보여준다”
박유미 박사는 여성안수의 필요성을 신학적·역사적·목회적 측면에서 설명하며, 현재 합동·합신·고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단에서 여성안수가 시행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한 뒤 성경 전체의 흐름 속에서 여성안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박사는 성경의 대전제로 남성과 여성의 존재론적·기능적 동등성을 제시했다. 그는 “갈라디아서 3장 28절을 중심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유대인과 헬라인, 종과 자유인, 남자와 여자가 모두 하나라는 선언은 당시의 차별적 가치관을 넘어서는 말씀”이라며 “창세기 1장 27~28절 역시 남성과 여성이 모두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됐으며, 함께 세상을 다스릴 권세와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존재와 기능 모두 동등함을 보여주는 본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창세기 2장 역시 남녀가 서로를 돕고 의지하는 관계를 전제하고 있으며, 창세기 3장에서 나타난 지배와 갈등은 하나님의 창조 의도가 아니라 인간의 타락 이후 나타난 결과”라며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회복된 하나님 나라에서는 남녀 차별 역시 극복되어야 할 문제이며, 갈라디아서 3장 28절은 이러한 창조 질서의 회복을 선언한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교회사 속에서 여성에 대한 이해가 성경보다 당시의 가부장적 문화와 헬라 철학의 영향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어거스틴과 크리소스톰, 토마스 아퀴나스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여성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온전히 인정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이해했던 전통이 형성됐다”며 “종교개혁 이후에도 ‘존재론적 평등, 기능적 종속’이라는 개념이 여성안수 반대의 근거로 활용됐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해석이 성경보다 가부장적 문화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며, 존재와 기능은 분리될 수 없다는 견해를 소개했다. 또한 여성 역시 남성과 동일하게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인 만큼 창조 질서를 이유로 교회와 사회에서 역할을 제한할 성경적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 구약과 신약의 여성 지도자 사례 제시… 바울 서신도 시대적 상황 고려해야
박 박사는 “구약에서 미리암과 드보라, 훌다를 비롯한 여성 지도자들과 여성 지혜자들을 하나님께서 세우셨다”며 “이러한 사례들이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지속적으로 여성 지도자를 사용하셨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이어 요엘서의 예언과 사도행전의 성령강림 사건을 언급하며 “하나님께서 남종과 여종 모두에게 성령을 부어주셨다”며 “신약교회 역시 남성과 여성이 함께 복음을 전하고 사역하는 공동체로 세워졌다”고 했다.
또한 “로마서의 유니아를 여성 사도로 해석하는 견해와 함께, 빌립의 네 딸, 뵈뵈, 브리스길라 등을 언급하며 바울 역시 여성 동역자들과 함께 사역했다”며 “바울이 여성 사역 자체를 금지했다면 여성 사도나 집사를 세우지 않았을 것이다. 신구약 전체를 살펴볼 때 여성안수를 반대할 성경적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여성안수 반대의 근거로 자주 인용되는 고린도전서와 디모데전서 본문에 대해서도 해석을 제시했다. 그는 “고린도전서 11장의 ‘머리’는 권위보다 근원이나 출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베일 역시 여성의 종속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는 표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린도전서 14장의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말씀 역시 예배 질서를 위한 문맥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해당 본문이 여성의 사역 자체를 금지하는 말씀이 아니라 예배를 질서 있게 진행하기 위한 권면”이라고 해석했다.
또 디모데전서 2장에 대해서도 “당시 에베소교회의 영지주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여성 교사들의 잘못된 가르침을 경계하기 위한 목회적 권면으로 이해해야 하며, 이를 모든 시대의 여성 사역을 금지하는 보편적 명령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박 박사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성경은 창조 때부터 남녀의 동등함을 선언하고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구약과 신약 모두에서 여성 지도자를 세우시고 사용하셨다”며 “여성안수를 통해 남성과 여성이 함께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교회가 세워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반대 측 “시대 변화보다 성경의 명령과 교회 질서를 따라야”
반대 입장을 발표한 서창원 박사는 여성안수 논쟁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주제라고 설명하며, 서구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 속에서 한국교회에서도 여성안수가 확산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1955년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여성안수를 시행한 이후 199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여성안수를 허용했고, 이후 대부분의 교단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반면 합동과 고신, 합신 등 보수 교단은 현재까지 여성안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도 교단 안팎에서 여성안수를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보수 교단이 여성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시대적 상황 때문이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한 신학적 판단”이라며 “여성안수는 인간이 만든 규정이 아니라 성경이 제시하는 교회 질서의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여성안수 문제는 시대의 변화나 사회적 요구보다 신앙과 행위의 유일한 기준인 성경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뜻은 시대에 따라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로마서와 민수기, 사무엘상, 시편, 에스겔, 고린도후서, 디도서, 히브리서, 야고보서 등 여러 성경 구절을 인용해 하나님의 말씀과 뜻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 “교회 직분은 인간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제정”
서 박사는 “성경에 여성안수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구절이 없다고 해서 허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사도들이 여성을 장로로 세우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근거이다. 개혁주의 전통은 성경이 명하지 않은 것은 시행하지 않는 원칙을 따른다”고 했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인용하며 “신앙과 예배는 성경의 규범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바울이 디도에게 장로를 세우도록 명령한 본문을 언급하며 “교회의 직분은 사도적 명령을 집행하는 것이지 총회나 회중이 시대에 맞춰 새롭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며, 교회의 질서와 직분 역시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범위 안에서 유지되어야 한다”며 “교회법 또한 성경을 벗어나 제정될 수 없으며, 사도행전에 나타난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원칙은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했다.
서 박사는 에베소서 3장 10절을 언급하며 “교회의 질서에는 하나님과 천사들이 함께하고 있다”며 “교회는 시대 여론에 따라 움직이는 공동체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명령을 따르는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순히 여성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안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성경 해석 방식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성경의 명령을 시대적 산물로 상대화하는 해석학은 여성안수 문제를 넘어 교회의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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