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내 여성 사역자가 차지하는 위치와 사역의 비중에 비해 역할에 대한 기여도와 신뢰도가 매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 사역자의 역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기회가 주어지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12일 발표한 <넘버즈 334호> 리포트에 수록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인 성도 10명 중 9명(90%)이 여성 교역자의 사역 역량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또 71%는 담임목사직 수행에도 문제가 없다고 답해 높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그런데도 여성 교역자의 절반 이상(53%)이 전임 사역자가 아닌 ‘파트 타임’ 형태로 사역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 내 사역 부서 또한 일반 교인 상대가 아닌 교회학교(71%)에 편중된 건 여성 사역자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실은 여성 안수의 장벽이 없는 교단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예장 통합 교단의 경우, 2024년 말 기준 전체 목사 중 여성 사역자가 14%인데 이중 담임목사는 8%에 불과했다. 여성 안수가 금지된 교단과 단순 비교할 성질이 아니겠지만 여성 사역에 대한 또 다른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실제 여성 교역자 중 절반 이상(63%)이 사역 중 성차별을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남성 교역자와의 존중 격차’(56%), ‘사례비 및 처우 차별’(44%), ‘청빙에서의 불이익’(39%) 순으로 구체적인 차별 사례를 나열했다. 이는 한국교회 내에서 여성 사역자들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공정한 처우를 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담임목사(93%)와 여성 교역자(96%) 절대 다수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제도 개선이 다가 아닐 것이다. 여성 개개인의 역량 부족 탓으로 돌리는 잘못된 문화를 깨지 않으면 남성 사역자들만의 리그에 진입하는 게 무의미할 것이다.
한국교회 여성 안수 역사는 1955년 기독교대한감리회를 시작으로 기장, 통합 순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이 교단들은 제도상 여성 사역자에 진입 장벽을 없앴지만 그렇다고 장벽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교회 내에서 여성 사역자를 보조 역할로 한정 짓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교세가 큰 합동의 경우 아직 여성안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 교단 역시 여성 사역자들에 대한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으나 교단 내 여성 사역자가 경험하는 차별은 여성안수가 시행 중인 교단과는 다른 차원이란 점에서 진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와 사회에서 남녀가 동등하다는 걸 배우고 체감하며 자란 세대는 교회 내에서 남녀가 구분되는 현실이 낯설다. 능력과 자질이 출중한 데도 성별 구분에 의해 차별적 위치에 머물게 하는 걸 성경적이라 말하는 것도 동의하기 어렵다. 여성을 보조 수단으로 여기는 인식은 우리 사회 오랜 유교적 전통이 만들어낸 폐습 중 하나다. 그걸 여전히 붙들고 있으면서 어떻게 스스로 개혁교회라 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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