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영 목사(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상임대표)
김철영 목사(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상임대표)

2024년 12월 3일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선포와 탄핵 그리고 역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의 구속과 파면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국 교회의 신뢰되는 크게 추락했다. 특히 비상계엄선포의 이유 중 하나로 ‘부정선거론’이 있었다.

공직선거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탁월한 선거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한민국 공직선거에서 ‘부정선거’가 횡행했다는 주장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우상처럼 신봉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을 주었다.

더군다나 제21대 총선 낙선자들이 부정선거라며 제기한 126건의 선거무효소송을 대법원이 한 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치국가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심지어는 계엄선포 당일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여 명을 체포해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자로 압송해 심문 과정에서 선거 개입 혐의를 일체 자백했다는 소설 같은 가짜뉴스가 확산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 투표용지를 생산하는 기업이 투표용지를 홍보한 내용만 검색해 봐도 알 수 있는 데도 형상기억종이니 하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또한 시군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하면 알아듣게 설명을 듣고 이해할 수 있을 텐 데도 맹목적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추종했다.

오죽했으면 보수 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와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까지 나서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비판했겠는가. 특히 조 전 대표는 부정선거 신봉론자들의 확증편향의식이 종교적 신념으로까지 이어진 것을 우려한 것이다. 사이비신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12.3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반대와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 목회자와 기독교인들로 인해 한국 교회의 이미지는 크게 추락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해 ‘한국인의 종교 현황’ 조사 결과 비종교인 호감도 조사에서 불교 15%, 천주교 11%, 개신교 6%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특히 한국교회 극우화 이미지도 문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5일부터 10일까지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75.4%로 집계됐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이는 2020년 동일 조사에서 ‘신뢰’ 31.8%, ‘불신’ 63.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수치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1%는 한국 교회를 ‘극우’ 성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전한 보수를 넘어선 ‘극우’라는 이미지가 한국교회에 강하게 채색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극우와 극좌는 국민통합을 저해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심어져 있다. 그 색깔이 강하게 비쳐질수록 한국 교회의 이미지와 신뢰도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서울 서부지법 폭동사태는 한국 기독교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켰다.

한국교회는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신뢰도 회복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교회가 주도적으로 전개해 온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을 비롯한 반대를 외치는 캠페인은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다. 기독교 가치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지만, ‘네거티브 캠페인’은 찬성과 반대로 여론이 나뉜다.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인정하고 함께하는 포지티브(긍정적) 캠페인을 해야 한다. 그 중에 하나가 투표참여 및 공명선거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여야, 보수와 진보 모두 공감하고 호응한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지난 2007년 12월 치러진 제17대 대통령선거를 시작으로 대선, 총선, 지방선거 때마다 투표참여 및 공명선거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2021년 4월 15일 실시된 제21대 총선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아름다운선거 협업사업에 KBS, 채널A 등 19개 단체 중 종교계로는 유일하게 선정되어 캠페인을 전개하여 우수단체로 선정됐다.

2022년 3월 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9개 단체 중 하나로 선정되어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6개 단체 중 하나로 선정되어 탁월하게 캠페인을 전개했다.

‘한국교회 투표참여 및 공명선거를 위한 10대 지침’은 호응이 컸다. 10대 지침 중 ‘가짜뉴스와 허위사실 생산과 유포는 10계명 중 제9계명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효과가 컸다. SNS에서 무분별하게 올리는 허위사실로 인해 기독교가 ‘카톡교’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현실에서 누군가로부터 받은 글을 공유하거나 자신이 쓴 글을 올릴 때 허위사실인지를 점검하고 올린다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와 함께 교회 강단에서 목회자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주지를 시켰다. 설교 중에 생각 없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가 그 발언을 취소한 목회자도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몇 명의 목회자들이 교회 설교 강단을 정치오염화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기독교 이미지는 더 추락할 수 없을 만큼 떨어졌다. 이와 함께 신천지와 통일교집단의 불법적 정교유착사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민법 제37조와 38조 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14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공직선거를 한국 기독교는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덜해 투표율이 낮다.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 51.6%, 제5회 54.5%, 제6회 56.8%, 제7호; 60.2%, 제8회 50.9%로 지난 선거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율 50퍼센트 이하인 지역은 충남 49.8%, 대전 49.7%, 부산 49.1%, 인천48.9%, 전북 48.6%, 대구43.2%, 광주 37.7%였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내 교회가 소재하고 있는 지역을 보다 아름답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나의 한 표가 얼마나 힘이 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목회자는 공정선거를 강조하여 교회는 불의를 미워하고 진리와 함께 기뻐하는 공동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럴 때 한국 교회의 신뢰도와 호감도는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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