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가 지난 3일 서부원 교사(광주 살레시오고)의 기고문 “뒤틀린 학생인권조례... ‘인권 보장하려다 인성 그르친 셈이죠’”를 실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주도한 건 민주당 계열의 정치인 혹은 교육감들이었고 오마이뉴스는 이를 지지해왔는데, ‘지금이라도 반성하는 건가’ 하여 잠시 기뻤다. 그런데 기고문 내용과 작성자(서부원 교사)의 이력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게 휩싸였다.
기고문에서 서부원 교사는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를 비판한다. 그는 “인성이 갖춰져 있지 않은 재능은 ‘사회적 흉기’가 될 수 있음을 똑똑히 보았다”고 한다. ‘기울어진 교실’(2025)의 저자이기도 한 서 교사는 이 책에서부터 “고등학생들의 극우화”를 논하고 있다. 즉, 서 교사는 저서에서부터 논하던 “학생의 극우화”에 학생인권조례가 기여했다고 말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인권’이라는 이름 하에 학생들의 ‘인성’을 그르쳤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하지만, 서부원 교사의 논조는 옳을까? 학생인권조례를 비판할 거라면 적어도 이 조례를 만들었던 정치인이나 교육감들을 먼저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즉, 교육을 정치화시킨 어른들을 먼저 문제삼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서 교사는 오히려 오늘날의 학생들을 더 정치화시킴으로써 참 어른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인권조례를 지지해왔던 오마이뉴스가 지금이라도 이 조례를 비판할 거라면, 적어도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오마이뉴스의 이런 모습을 보니, 오늘날의 고등학생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과 반대된 가치관을 가진다고 하여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입장을 교묘하게 바꾸려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을 더 망치는 무책임한 어른의 모습이다. 물론, 그렇게라도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을 널리 알려서 폐지시킬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는 이로운 결과가 생기겠지만, 어른답지 못한 그들의 모습은 꼭 반성되어야 한다.
애초에 10·20대의 우경화를 논할 거라면, 그전에 있었던 어른들의 정치 편향부터 반성해야 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10·20대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쥐에 합성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닭에 합성하는 놀이가 문화적으로 훨씬 더 팽배했다. 오늘날 분위기가 바뀐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애초에 교사·정치인·교육감들이 교육을 정치화시킨 것에 대한 발로다. ‘학생인권조례’니 ‘성인지 교육’이니 하며 교육 내에 정치 편향성을 주입하지 않았나.
학생인권조례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간 것도 사실이고 교사들에게 피해가 간 것도 사실이지만, 이로써 학생들이 “극우화”되었다고 하는 건 학생과 학부모들을 모욕하는 행위다. 학생들이 말하면 다 들을 것처럼 ‘학생인권조례’니 ‘청소년 선거권’이니 만들 때는 언제고, 학생들이 우파적인 가치관을 가지니 갑자기 학생들에게 뭐라 하는 모습이 너무 치졸하다.
학생들은 정치화된 교육 현장에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자신들을 정치적 노리개로 삼지 않는 어른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다.
황선우 작가
전국청년연합 바로서다 대변인
‘문화는 너다’ 저자
sunu8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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