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인권여성연합 등 36개 단체가 최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 지명을 비판했다
바른인권여성연합 등 36개 단체가 최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 지명을 비판했다. ©주최 측 제공

바른인권여성연합과 태아·여성보호 국민연합 등 36개 여성·시민단체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성숙 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과 관련해, 과거 한 후보자의 '포털 음란물 대량유포 방치' 형사처벌 전력을 국회 인사청문회 등 고위공직자 검증 과정에서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최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성숙 후보자는 지난 2005년 포털사이트 '엠파스' 검색서비스본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검찰의 포털 음란물 대량유포 수사 과정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등) 혐의로 기소돼 2006년 벌금 1,000만 원과 몰수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준비단(총리실) 측은 "한 후보자가 음란물을 직접 게시한 것이 아니라, 당시 포털 서비스 대표자급 책임자들이 함께 처분을 받은 사안"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성명에 참여한 단체들은 "후보자가 음란물을 직접 게시하지 않았다는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이는 비판의 본질을 흐리는 해명"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들은 "문제의 핵심은 한 후보자가 포털의 핵심 서비스를 총괄하는 책임자 지위에 있으면서 대규모 음란물이 유통되는 상황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해 형사처벌을 받았다는 점"이라며 "검찰의 약식기소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가 1년여 만인 2006년 10월 이를 스스로 취하한 경과 역시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체들은 "국가 행정을 총괄하는 2인자 자리에 오를 공직 후보자가 자신이 책임지던 플랫폼 내 음란물 유통을 방치해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은 직접 게시 여부와 상관없이 엄중한 인사 검증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기성 여성단체들의 상반된 태도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성명서에 따르면,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지난 2005년 무렵부터 온라인 공간 및 대중매체 내 성 상품화와 음란물 유통에 반대하는 '여성-반포르노그래피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음란물 유포를 심각한 여성 인권 훼손으로 규정해왔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7일 한 후보자를 지명하자, 이들 단체는 과거 음란물 방치 전력에 대한 문제 제기나 최소한의 지적 없이 일제히 "20년 만의 여성 국무총리 지명을 환영한다"는 취지의 환영 논평을 냈다.

단체들은 이를 두고 "자신들이 핵심 의제로 삼아온 음란물 유통 방치 책임자 전력에 대해 정파적 진영 논리에 따라 침묵하고 있다"며 "보수 정부에서 동일한 전력을 가진 인사가 지명됐다면 지금처럼 침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사 문제에는 수십 년, 수백 년 전의 일까지 소환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내세운 성평등과 성인지 감수성 가치에 반하는 사안에는 눈을 감는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성인지 감수성'의 전형을 보여준 사례"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성명에는 바른인권여성연합을 비롯해 (사)대안연대, (사)위민앤패밀리,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분당학부모연합, 카도쉬아카데미, 태아사랑운동연합 등 총 36개 시민단체가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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