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사태로 집을 떠난 콩고민주공화국의 실향 아동 가족
폭력 사태로 집을 떠난 콩고민주공화국의 실향 아동 가족.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분쟁과 폭력으로 삶의 터전을 떠나는 아동이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3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강제 이주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제 인도주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분쟁과 폭력으로 발생한 아동 강제 이주는 약 1300만 건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4년 약 900만 건보다 46%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장기화되고 폭력이 확산되면서 아동들은 가장 먼저 일상의 기반을 잃고 있다. 집을 떠나야 하는 아동들은 피난 과정에서 안전을 위협받을 뿐 아니라 교육과 보건, 보호 등 기본적인 권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분쟁 지역에 놓인 아동의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아동 5명 중 1명 이상인 약 5억2000만 명이 분쟁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과 비교해 60% 이상 증가한 규모다.

교육권 무너지는 콩고민주공화국 아동들

강제 이주 아동이 겪는 피해는 교육 현장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는 학교가 공격 대상이 되거나 운영이 중단되면서 아동들의 배움이 끊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아동의 교육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동부 지역에서만 최소 587개 학교가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12개월 동안 발생한 학교 공격 사건 172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28만5000명 이상의 아동이 교육 기회를 잃거나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학교는 분쟁 지역 아동에게 학습 공간을 넘어 보호와 일상 회복을 제공하는 중요한 장소다. 그러나 학교 공격이 증가하면서 아동들은 배움의 기회를 빼앗긴 채 불안정한 피난 생활에 내몰리고 있다.

수단 분쟁, 의료 체계 붕괴로 이어져

보건의료 체계의 붕괴 역시 강제 이주 아동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수단에서는 계속되는 분쟁으로 필수 의료시설이 공격을 받거나 운영이 중단되면서 아동과 민간인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수단에서 의료시설을 겨냥한 공격은 200건 넘게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약 2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수단 내 분쟁 영향 지역의 보건시설 가운데 80%가 문을 닫은 상태다. 운영 중인 일부 시설도 의료진과 의약품 부족으로 정상적인 진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에는 동다르푸르 에드다인 교육병원이 드론 공격을 받아 아동 13명을 포함해 최소 64명이 숨지고 90여 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공격으로 소아병동과 응급실, 영양실조 아동을 치료하던 안정화센터까지 파괴됐다.

“강제 이주 아동은 통계가 아니다”

이주·실향 분야 전문가 멜린다 반 질은 강제 이주를 겪은 아동의 수가 단순한 통계로만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제 이주를 겪은 아동의 수는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니다”라며 “이들은 삶의 터전을 폭력 속에 빼앗긴 채 학교와 친구 등 익숙한 일상을 뒤로하고 극심한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가 분쟁 예방과 지속 가능한 평화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는 분쟁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함으로써 아동들이 더 이상 피난길에 오르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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