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복음주의 신학교육 전문가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인 확산 속에서 목회자 양성의 핵심인 영적 형성의 본질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국제복음주의신학교육협의회(ICETE) 산하 학습 영향력 기술 혁신팀은 'AI의 파괴적 혁신과 신학교육의 미래'라는 주제로 국제 웨비나를 개최했다고 6월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신학 교육자 70여 명이 참석해 기독교 신학교육 현장에 도입된 인공지능의 실용적 가치와 신학적 한계를 심도 있게 진단했다. 주 강사로는 워커 젱 세계복음주의신학원협의회(WETIA) 전무이사 겸 올리벳 대학교 부총장과 존 다이어 댈러스 신학교(DTS) 교육기술처장이 나서 기술 혁신과 신앙 교육의 균형점을 제시했다.
인공지능의 통계적 한계와 영적 교감의 부재
전문가들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가 가진 기술적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젱 박사는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고차원적으로 사고하거나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통계학적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해 배열하는 시스템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종합해 매끄러운 글을 완성할 수는 있지만, 그 이면에는 진정한 이해나 영적인 깨달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신학적 글쓰기에서 요구되는 회개와 믿음, 하나님 및 교회 공동체와의 관계성 등은 기계가 결코 모방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임을 분명히 했다. 젱 박사는 기독교 신학교육에서 학생들의 과제물은 단순한 정보의 재구성이 아니라 살아있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삶의 고백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특정 분야의 지식을 이미 갖춘 사람을 돕는 유능한 연구 보조 도구로 규정하며, AI가 생성한 결과물은 어디까지나 신학적 사유의 모방일 뿐 진정한 영적 통찰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성경적 관점의 기술 이해와 학문적 윤리 기준 확립
다이어 박사는 성경의 거대한 서사를 통해 기술 시대의 위험성을 진단하고 기독교적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창세기에 나타난 창조와 다스림의 명령을 근거로 기술 혁신 자체는 인류의 본래 소명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타락 이후 인간이 피조물을 하나님 대신 섬기려는 유혹에 빠진 것처럼, 현대인들 역시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위험한 열망을 품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가 육신을 입고 묻고 답하며 지혜가 자라나는 인간의 발달 과정을 온전히 거친 사실을 언급하며, 기술을 이용해 이러한 영적 성장과 성숙의 과정을 건너뛰고 곧바로 정답만 얻으려는 태도를 강하게 경계했다.
학문적 윤리의 기준도 새로운 관점에서 재정립할 것을 주문했다. 다이어 박사는 AI 시대의 표절 문제를 넘어, 자신이 직접 수행하지 않은 작업을 마치 자신의 지적 능력인 것처럼 위장하는 행위를 가장 심각한 윤리적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신학생뿐만 아니라 목회자 양성을 담당하는 교수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으로, AI의 도움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는 모든 학문적 활동이 도덕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보 처리 속도와 효율성 면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설 수 있지만, 하나님 및 이웃과 교제하는 관계적 특성만큼은 기계가 결코 침범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강조했다.
신학교육 과정의 실천적 개편과 과제
웨비나 참석자들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발맞춰 신학교육 과정과 평가 방식을 실질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젱 박사는 과제의 글자 수를 대폭 축소하여 학생들이 AI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사고력을 압축하고 발전시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AI가 수준 높은 텍스트를 손쉽게 생성할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해 학점 평가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AI가 가짜 출처를 만들어내는 환각 현상을 스스로 구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AI 리터러시 교육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 및 교육 보조 업무의 효율성은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목회자 양성이라는 본질적 과업은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는 점도 부각됐다. 다이어 박사는 문서 데이터 추출이나 대규모 이메일 초안 작성 등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하여 교육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성경적 분별력이나 목회적 판단력을 기르는 과정은 결코 기계에 위임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기독교 신학이 지식을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얻는다는 특성 덕분에 다른 학문 분야에 비해 인공지능의 파괴적 혁신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데 동의하며,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신학교육이 나아갈 길은 올바른 기술 활용과 변함없는 영적 형성의 조화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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