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츠와나복음주의연합
보츠와나 복음주의 연맹(EFB)은 최근 보츠와나 고등법원에 동성결혼 합법화 관련 헌법 소원 재판의 이해관계자로 참여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EFB가 이 사건의 참가인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오는 10월 22일과 23일 고등법원 전원합의부가 사건의 본안을 심리할 때 다른 당사자들과 함께 자신들의 입장을 변론하게 된다. ©Facebook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를 가리는 헌법 소원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현지 기독교계가 소송에 공식적으로 개입했다고 7월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보츠와나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아프리카 대륙에서 두 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국가가 될 수 있어 법적 공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츠와나 전역의 교회를 대표하는 연합 기구인 보츠와나 복음주의 연맹(EFB)은 최근 보츠와나 고등법원에 동성결혼 합법화 관련 헌법 소원 재판의 이해관계자로 참여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EFB 측 법률 대리인단은 지난 7월 14일과 15일 수도 가보로네 고등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출석해 소송 참여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법원이 EFB의 참여를 승인할 경우 해당 단체는 정식 소송 당사자 자격을 얻게 되며 오는 10월 22일과 23일로 예정된 본안 심리에서 공식적인 변론을 펼칠 수 있다. 법원의 최종 참여 승인 여부는 9월 4일에 결정된다.

기독교계의 법적 대응과 소송 참여 배경

EFB의 데이비드 세이타모 회장은 심리 직후 아프리카 전역의 복음주의 연맹 소속 교회 지도자들에게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결혼의 정의를 동성 결합까지 확대하려는 법적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 참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세이타모 회장은 교회가 기독교의 전통적인 결혼관과 사회적 도덕 가치를 방어하는 데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뜻을 함께하는 단체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EFB는 보츠와나 동성결혼 합법화가 기독교인들의 신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지법에 따라 교회 목회자들이 혼인을 집례할 법적 권한을 지니고 있어 재판 결과가 교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EFB는 전통 결혼을 장려하는 비영리 단체 딩궤치 협회 보츠와나 기도와 변화의 집과 공동으로 이번 소송 참여를 신청했다. 딩궤치 협회 측은 보츠와나 관습법이 남녀 간의 결합만을 결혼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이 사안이 종교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 중대성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이번 헌법 소원은 지난 2025년 4월 동성 커플인 보놀로 셀렐로와 촐로펠로 쿠밀레가 제기했다. 이들은 가보로네 민원 및 국가 등록부에 혼인 신고를 접수하려 했으나 당국은 동성 커플을 배제하는 현행법을 근거로 이를 거부했다. 당시 관계자들은 이들에게 동성결혼이 합법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결혼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 소원 제기 배경과 원고 측의 반발

CDI는 혼인 신고를 거부당한 두 사람은 보츠와나 결혼법 제10조 2항이 헌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조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과 자유 비인도적 대우로부터의 보호 표현 및 결사의 자유 차별 금지 원칙을 침해한다고 명시했다. 원고인 셀렐로는 법원 제출 서면을 통해 보츠와나의 이성 커플과 동일하게 혼인을 서약하고 그에 따른 권리와 존엄성을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셀렐로는 기독교계와 전통 단체의 소송 개입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녀는 교회와 딩궤치 협회가 자신들의 결혼을 반대하는 상황이 당혹스럽다며 보츠와나 국민들은 사랑을 위해 투쟁해 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 사례로 1948년 사회적 저항에 부딪혔던 보츠와나 초대 대통령 세레체 카마 경과 루스 카마의 흑백 혼혈 결혼을 언급하며 자신들의 상황을 역사적 차별 극복의 과정에 빗대었다.

현재 이 재판에는 보츠와나 복음주의 연맹 외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 보츠와나 대학교의 법학자 온타틸레 모에티 박사는 특정 입장을 옹호하는 대신 비교 법학적 연구를 제공하기 위해 법정 조언자 자격으로 참여를 신청했다. 반면 보츠와나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레가비보(LEGABIBO)는 원고 커플을 지지하며 이번 판결이 아프리카 동성혼 합법화 및 보츠와나 동성 커플의 법적 지위에 직결된다는 점을 들어 소송 참여 신청서를 냈다.

보츠와나 사법부의 판결 흐름과 정부의 신중론

보츠와나 사법부는 지난 10년간 성소수자 권리와 관련해 전향적인 판결을 이어왔다. 보츠와나 고등법원은 2019년 형법 내 식민지 시대의 동성애 처벌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결했고 2021년 항소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이어 2026년 3월 보츠와나 정부는 법원 판결에 따라 형법에서 이른바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범죄라는 조항을 공식적으로 삭제하며 성문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동성애 비범죄화와 국가가 동성결혼을 합법적인 제도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법적 문제다. 보츠와나 정부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피우스 모크과레 노동내무부 장관은 의회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정부 정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주무 부처가 현재 결혼법을 검토 중이며 향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협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동성혼 합법화의 분수령이 될 이번 재판은 9월 4일 제3자 소송 참여 승인 여부가 결정된 후 10월 말 고등법원 전원합의체의 본안 심리를 통해 본격적인 법리 공방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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