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고된 가운데 올해 1분기 가계 이자 비용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국면이 한동안 완화되는 듯했지만, 이자 지출이 다시 늘어나면서 가계 부담이 재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소득 하위 계층의 이자 부담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20·30세대는 전체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소득이 감소한 반면, 월세 등 실제 주거비 부담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체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의 월평균 실질 이자 비용은 11만53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4.4% 늘어난 수치다. 실질 이자 비용은 물가 상승 영향을 제외한 뒤 가구가 실제로 부담한 이자 지출을 보여주는 지표로, 물가 요인을 걷어내고도 이자 부담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가계 이자 비용은 고금리 시기였던 2023년 1분기 36.6% 급증한 뒤 2024년 1분기에는 8.0% 증가로 상승폭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8.8% 감소하며 하락 전환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자 비용이 다시 늘어난 점은 향후 가계 소비 여력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저소득층 이자 부담 증가폭 가장 컸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저소득층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확대됐다.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실질 이자 비용은 2만43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 증가했다. 금액 자체는 고소득층보다 작지만 증가율로 보면 전체 소득 분위 가운데 가장 높았다.
1분위의 1분기 실질 이자 비용 규모는 2019년 관련 분기 통계가 다시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1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수준이었다. 이자 부담이 낮은 소득 계층에서 빠르게 늘어난 것은 대출 상환 여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가구에 더 큰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소득 하위 20~40%에 해당하는 2분위 가구도 이자 비용 증가율이 12.4%로 나타나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다. 3분위는 1.6%, 4분위는 5.6%, 5분위는 1.7%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가계 이자 비용 증가가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저소득층일수록 부담 증가율이 더 크게 체감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물가 상승분을 포함한 명목 기준으로 보면 이자 부담은 더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가구의 월평균 명목 이자 비용은 13만6500원으로, 1년 전보다 6.6% 증가했다. 1분기 기준 명목 이자 비용 증가율은 2024년 11.2%에서 지난해 6.9% 감소로 전환됐다가 올해 다시 확대됐다.
◈ 20·30세대 소득은 줄고 실제 주거비는 늘었다
가계 이자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20·30세대의 소득 여건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명목 소득은 539만500원으로, 1년 전보다 1.7% 감소했다. 전체 연령대 가구의 소득은 같은 기간 2.4% 증가했지만, 39세 이하 가구만 유일하게 감소세를 기록했다.
전체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1분기 물가 상승률 2.1%를 0.3%포인트 웃돌았다. 그러나 20·30세대는 명목 소득 자체가 줄어들면서 물가 상승을 감안한 체감 소득 여건은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기 부진과 취업난, 고용 불안 등이 사회 초년생과 어린 자녀를 둔 젊은 가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가구주의 소득은 1년 전보다 7.7%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60세 이상 가구는 5.4% 늘었고, 50대 가구는 0.3% 증가했다. 이에 비해 39세 이하 가구는 소득이 줄어들면서 다른 연령대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39세 이하 가구주의 주거비 부담은 빠르게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이들의 월평균 실제 주거비는 21만2400원으로, 1년 전보다 11.6% 증가했다. 실제 주거비는 전세 비용을 제외하고 가구가 실제 지출한 월세 등을 의미한다. 소득은 줄었지만 월세 등 주거비 지출이 늘면서 2030세대 주거비 부담이 한층 커진 셈이다.
◈ 기준금리 인상 땐 취약계층 부담 더 커질 가능성
39세 이하 가구주의 실제 주거비 증가율은 50대의 15.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40대는 실제 주거비가 9.2% 감소했고, 60세 이상은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청년층과 젊은 가구가 상대적으로 월세 시장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만큼, 주거비 상승의 충격도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됐다.
소득 감소와 주거비 증가는 20·30세대의 소비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정 지출에 해당하는 월세와 이자 비용이 동시에 늘어날 경우, 생활비와 교육비, 저축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어린 자녀를 둔 가구의 경우 소득 기반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더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계의 대출 부담은 다시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가구의 이자 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저소득층과 20·30세대가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득 여력이 제한적인 계층은 이자 비용 증가를 흡수할 여지가 작고, 청년층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이 이미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는 가계 이자 비용 증가와 2030세대 주거비 부담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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