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트레아 정부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걸쳐 군사 시설에 수감돼 있던 수감자 98명을 석방한 가운데, 이들 가운데 장기간 수감돼 있던 기독교인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기독교인은 10년 이상 재판 없이 구금돼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는 최근 현지 관계자와 석방자 가족들의 증언을 인용해 “이번 석방이 단발적 조치가 아니라 지난해 11월과 12월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소규모 그룹 단위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현숙 폴리 대표는 “12월 11일에는 여성 20명을 포함한 수감자 36명이 석방됐는데, 이들 대부분은 에리트레아에서 금지된 교회의 신자들이었다”고 전했다. 석방된 이들 가운데는 장기간 군사시설과 선박용 컨테이너 감옥에 수감됐던 기독교인들도 포함돼 있었다.
에리트레아는 2002년 5월, 자국 내 종교 활동을 강하게 제한하며 에리트레아 정교회, 가톨릭교회, 루터교회를 제외한 모든 교회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이후 복음주의 교회를 중심으로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체포돼 기소나 재판 절차 없이 장기 구금됐다.
현숙 폴리 대표는 “금지된 교회 소속 기독교인들은 형기조차 확정되지 않은 채 수년, 수십 년 동안 수감돼 왔다”며 “특히 복음주의 교회 지도자 상당수는 20년 이상 선박용 컨테이너 감옥에 갇혀 있었고, 지금도 그곳에 남아 있는 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에리트레아는 국제사회에서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며,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VOM은 그동안 국제 핍박 감시 단체들과 협력해 에리트레아 기독교인 수감자들을 위한 편지 쓰기 운동과 가족 지원 사역을 이어왔다. 이번에 석방된 명단에는 국제적으로 알려진 주요 기독교 지도자들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석방자 가운데 일부가 10년 이상 수감돼 있었다는 점은 현지 소식통을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에리트레아의 기독교인 수감자들은 수감 기간 동안 가족과의 접촉이 전면 차단된다. 면회는 물론 음식 전달도 허용되지 않으며, 질병에 걸려도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족들 역시 수감 사실이나 건강 상태에 대한 어떠한 공식 통보도 받지 못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정부가 이번 석방의 공식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수감자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됐을 때 석방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방이 곧 자유와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랜 수감 생활로 건강이 크게 악화된 이들을 돌보는 일은 석방 이후에도 장기적인 과제로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 고립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정부의 보복을 두려워한 가족이나 집주인들이 전직 수감자와의 관계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 11년간 수감됐다가 석방된 한 기독교인은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가족에게서조차 외면당한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VOM은 현재도 신앙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는 에리트레아 기독교인 수감자들을 위해 국제적인 연대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편지를 받을 수 있는 에리트레아 기독교인 수감자는 5명으로, 이들의 이름과 주소, 편지 작성 및 발송 방법은 한국 순교자의 소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기독교인 수감자의 석방은 언제나 기쁜 소식이지만, 진정한 자유는 박해 구조 자체가 사라질 때 가능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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