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직원이 멕시코 레이노사(Reynosa)에 위치한 TV 생산라인에서 LG 올레드 TV(모델명 65CX)를 생산하는 모습. ⓒLG전자
LG전자 직원이 멕시코 레이노사(Reynosa)에 위치한 TV 생산라인에서 LG 올레드 TV(모델명 65CX)를 생산하는 모습. ⓒLG전자

미국 정부가 멕시코산 수입품에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멕시코를 생산기지로 삼고 있는 국내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대량 수출하고 있어,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하며 "8월 1일부터 멕시코산 제품에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합의가 없다면 관세는 실제로 부과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관세 면제 혜택을 받고 있지만, 미국이 이 협정의 예외를 적용할 경우 가전과 TV 등 주요 품목이 관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TV, 냉장고, 에어컨, 오븐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멕시코는 미국 관세를 우회할 수 있는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돼 왔지만,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이 전략은 사실상 무력화된다.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내 가전 제품의 소비자가격은 인상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현지 업체와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과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업계는 양사가 단기간 내 미국 내 생산라인을 추가 구축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를,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 내 생산비용은 멕시코 대비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 임금은 시간당 28.34달러로, 멕시코의 3.7달러와 큰 차이를 보인다.

더불어 미국 내 생산설비를 새로 구축한 뒤 다시 해외로 이전하는 것도 정치적 부담이 크다.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장기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관세 부과의 핵심 변수는 미국이 USMCA 내 관세 면제 품목까지 포함할지 여부다. 현재 가전과 TV 등은 관세 면제 대상이지만, 미국이 이를 무력화할 경우 업계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한국 가전업계의 북미 전략을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할 전환점"이라며 "현재 멕시코 정부가 미국과의 막판 협상에 나선 만큼, 최종 발표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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