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관이 ICE에 체포되던 모습이 영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지 영상 캡처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관이 ICE에 체포되던 모습이 영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지 영상 캡처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경선 후보인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관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다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이민법원에서 일어났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랜더 후보는 법원 심리를 마치고 나온 한 이민자와 팔짱을 낀 채로 ICE 요원에게 영장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요원들은 이 이민자를 체포하려 했고, 랜더 후보는 이 과정에 개입해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체포됐다. 연방 요원들은 이민자와 랜더 후보를 분리한 뒤, 랜더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ICE는 최근 법원 심리에 출석한 불법 이민자들이 법정을 나서는 순간을 포착해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하고 추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법원이 공공장소라는 이유로, 이 같은 단속에는 영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ICE 측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태는 민권단체와 민주당 정치인들 사이에서 시민권 침해 우려를 불러일으켜 왔다.

랜더 후보는 이러한 방식에 반대하며, 며칠간 이민법원에서 직접 방청하며 위험에 처한 이민자 가족들과 동행해 그들을 지하철역까지 안전하게 인도하는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 보호를 위한 그의 행보는 지역 사회에서 주목을 받았다.

랜더 후보의 체포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영상에는 북적이는 법원 복도에서 ICE 요원이 한 이민자를 연행하려 하자, 랜더 후보가 이민자와 팔짱을 끼고 "영장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곧이어 요원들이 이를 제지하며 랜더 후보에게 수갑을 채우는 장면이 이어졌다.

트리샤 맥러플린 미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랜더 후보는 사법 집행관을 폭행하고 연방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체포됐다"며, "더 높은 공직을 노리는 정치인이 주목을 끌기 위해 사법 집행관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은 뉴욕시장 민주당 경선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벌어졌다. 사전투표는 이미 지난 14일부터 시작됐다. 여론조사에서는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 주지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랜더 후보는 조란 맘다니 뉴욕주의원과 함께 2위를 두고 경쟁 중이다.

랜더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자 추방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그의 이번 체포는 단순한 개인의 행동을 넘어, 선거와 직결된 정치적 메시지로 확산되고 있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랜더 후보 체포에 대해 "트럼프의 ICE가 보여주는 극단적이고 통제 불능 상태의 폭력 행위의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하며, "ICE와 마주한 가족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상상만 해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ICE의 이민자 추방 방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이민 문제에 대한 논쟁을 더욱 격화시키며, 향후 선거 판세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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