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 충돌이 한층 격화되며 중동 지역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3일 새벽부터 이란 전역에 걸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데 이어, 14일에는 이란 경제의 핵심인 에너지 산업 시설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 남부에 위치한 세계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을 드론으로 타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계열 매체 타스님 통신은 이번 공격으로 인해 가스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외국 세력이 이란 정유 시설을 전면 타격한 것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처음이다.
이란은 대부분의 천연가스를 자국 내에서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격은 내수 시장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군사시설을 넘어 경제 인프라를 정밀 타격한 이번 공습은 단순한 군사작전을 넘어선 경제적 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번 작전을 수년간 은밀히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정보기관 모사드는 공습에 앞서 무기를 이란 내부로 반입해 지대공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IDF는 현재까지 15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수백 차례의 공습을 통해 이란 고위 장성과 핵 프로그램 관련 핵심 과학자 9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78명이 사망하고 32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은 샤히드 참란 마을의 14층 아파트 건물이 붕괴돼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약 6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피해는 군사시설에 국한되지 않고 민간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퍼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이란 정권의 모든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란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할 경우 테헤란은 불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공습에 대응해 이란은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수백 발의 탄도미사일과 수십 대의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했다. 이스라엘 측은 대부분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일부 미사일은 텔아비브 중심가의 주요 군 기지를 명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는 3명이 사망하고 17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이란의 반관영 매체 메흐르 통신은 미국과 프랑스의 군사기지나 군함이 이스라엘 방어에 협조할 경우,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갈등이 양국을 넘어 서방국가까지 확산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최근 시리아와 레바논 등에서 전략적 거점을 잃은 이란은 군사적 보복 수단에서도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15일 오만에서 예정돼 있던 미국-이란 간 여섯 번째 핵 협상은 이스라엘의 공습 여파로 전격 취소됐다.
국제사회도 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약 50분간 전화 통화를 진행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정책 보좌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란 및 이스라엘 지도자들과의 최근 대화 내용을 공유하며 미국에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 수용 가능한 해법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동 정세를 "매우 불안하다"고 평가하며, 협상 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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