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대선을 열흘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이 후보가 선두를 지키고는 있지만, 김 후보의 막판 추격세가 뚜렷해지면서 선거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2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45%, 김문수 후보는 36%,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전주보다 6%포인트 하락했고, 김 후보는 7%포인트 상승했다. 이준석 후보 역시 2%포인트 올랐다.
같은 날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공동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46%, 김문수 후보가 32%, 이준석 후보가 10%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는 일주일 전보다 이재명 후보는 3%포인트 하락했고,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각각 5%포인트, 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양측 조사 모두 김문수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과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다.
한국갤럽 조사는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NBS 조사는 19일부터 21일까지 동일 인원 대상의 휴대전화 가상번호 기반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각각 17.8%와 26.7%였다.
정치권에서는 보수층의 결집이 이번 판세 변화의 핵심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에 이어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지지 선언과 유세가 김문수 후보에게 결정적인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에 실망했던 ‘샤이 보수’ 유권자들이 결집하면서 이재명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정당 지지도와 수렴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같은 갤럽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2%, 국민의힘 36%로 나타나 지지율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 후보 지지율 하락에는 최근 불거진 이슈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호텔경제론'과 '커피 120원 원가' 등 연이은 발언 논란이 설화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일부 중도 및 부동층 이탈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문수와 이준석 후보는 이를 집중 공격하며 지지층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이재명 후보가 지지율 50%를 넘긴 이후 방어적 전략에 치중하면서 중도 확장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남은 변수는 단일화 여부다. 이준석 후보는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전히 막판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 명분을 제공해 1대1 구도를 만들 경우,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단일화의 실질적인 마감 시점은 사전투표 시작일 전날인 28일로 알려졌다. 해당 시점까지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본투표와 사전투표 용지에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사퇴 사실이 반영된다. 이는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전례와 유사한 구조다.
정치평론가 최수영 씨는 "제3당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보수 재편이라는 정치적 목적이 단일화를 통해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며 "단일화의 성패는 결국 김문수 후보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선거 막판, 단일화 여부와 전략 변화가 향후 판세를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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