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택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 선택은 단순히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이끌 지도자를 결정하는 중대한 선택이다. 그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잘못된 선택은 나라 전체를 또다시 위기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슬픈 현실은, 많은 국민들이 이제는 ‘누가 더 낫냐’가 아니라 ‘누가 덜 나쁘냐’를 고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정치적 혼란, 경제적 불안, 외교와 사회의 갈등은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를 지치게 만들었다. 특히 12·3 계엄 이후 드러난 혼란은, 더 이상 감정적 선택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경고로 다가온다. 이번 대선에서만큼은 반드시 올바른 기준을 세우고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유권자가 고려해야 할 지도자 선택의 세 가지 기준을 제안하고자 한다. 인성, 리더십, 그리고 시대적 사명의식이다.
첫째, 인성이다. 지도자의 자질은 먼저 사람됨에서 시작된다. 인성이란 개인의 도덕성과 성격, 타인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태도와 품성이다. 양심, 공감, 책임감, 성실함, 겸손함 등이 그 기준이 된다.
무엇보다도 정치 지도자에게는 정직이 우선이다. 거짓말로 선동하고, 공약을 남발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자는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 더불어 다양한 계층의 삶에 공감하며, 위기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키고 흔들리지 않는 품격이 필요하다.
둘째는 리더십이다. 진정한 지도자는 따르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보스형’이 아니라, 반대자까지 아우르고 설득하는 품격 있는 리더여야 한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갈라진 민심과 분열된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포용력 역시 중요하다. 남아공의 만델라처럼, 상처 난 사회를 껴안고 화합으로 이끄는 지도력이 절실하다.
셋째는 시대적 사명의식이다. 정치 지도자는 한 시대의 과제를 깊이 인식하고, 그 책임을 자각하는 역사적 감각을 지녀야 한다. 독일의 총리 브란트가 유대인 희생자 앞에 무릎을 꿇은 행동은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미래를 위한 결단의 상징이었다. 지도자는 정파나 이념보다 국민 전체의 생명과 안전, 삶의 질을 최우선에 두는 공복이어야 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결단과 헌신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요소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다. 『지리의 힘』의 저자 팀 마샬은 한국이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사이에 놓인 복잡한 지정학의 중심에 있다고 강조한다. 한반도는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강대국들의 전략적 관문이다. 때문에 한국의 지도자는 자주성과 안보를 모두 지키는 균형 외교의 감각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지도자들의 편향된 외교가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면, 이제는 균형감 있는 외교 전략을 제시할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단순한 인기나 감정, 이념이 아니라 인성과 리더십, 시대적 사명의식, 그리고 국제 감각까지 종합적으로 갖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대선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그 선택의 무게를 느끼며, 이 나라의 미래를 함께 결정하는 지혜로운 시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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