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 내에서 개성남북협력병원을 운영해온 국제의료봉사단체 재단법인 그린닥터스가 개원 20주년을 맞아 유공자들을 표창하고, 향후 남북관계 개선 시 병원 재개원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온병원그룹 원장)은 지난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온병원 15층 ON홀에서 재단 관계자와 의료진, 자원봉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봉사자의 날’ 기념식을 열고 개성병원 운영에 기여한 유공자들을 표창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근 이사장을 비롯해 임영문 부산평화교회 담임목사, 김승희 재단 부이사장, 임종수 온병원 행정원장 등 재단 이사들과 이한평 그린닥터스 개성병원 재추진위원(전 부산교통방송 대표) 등에게 공로상이 수여됐다. 또한 최근 1년간 봉사 실적이 우수한 유스·주니어·대학부 회원 100여 명이 환경부장관과 부산시장 등의 표창을 받았다.
정근 이사장은 그린닥터스가 통일부로부터 개성공단 내 대북사업자로 지정된 2004년부터 개성병원 개원을 주도했으며, 2012년 12월 철수 시점까지 공단 내 남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진료와 남북 의료교류 등 병원 운영 전반을 맡아왔다. 이한평 위원은 2005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8년간의 병원 운영 기록을 정리한 『그린닥터스 개성 남북협력병원 백서-인술로 이룬 작은 통일』을 발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해당 백서에 따르면 그린닥터스재단은 2005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8년간 개성공단 내 개성병원을 운영하며 남북한 근로자들에게 무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약 60억 원 상당의 의약품을 지원했다. 이 기간 동안 35만여 명의 근로자가 병원을 이용했으며, 외과·내과·산부인과·치과 등 필수 진료과를 중심으로 한 종합 진료체계가 구축됐다.
개성병원은 남북이 공동으로 상시 운영한 사실상 유일한 민간 종합병원으로 평가된다. 보건의료 협력이 제한적이던 시기에도 남측 의료진이 북측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구조가 유지됐고,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북측 지역의 의료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 협력이 지속됐다는 점과 근로자 간 일상적 협력이 이뤄졌다는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이 같은 평가는 당시 의료 현장의 경험에서도 확인된다. 2006년 개성공단 작업장에서 기계 사고로 부상을 입은 북측 근로자가 병원으로 이송되자, 남북 의료진이 공동으로 응급처치를 진행해 환자가 큰 후유증 없이 회복한 사례는 개성병원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남북관계는 장기간 경색 국면에 놓이며 의료와 인도적 분야의 교류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의료협력이 국제 제재와 충돌 가능성이 낮고 정치적 부담이 적은 분야로,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개성병원이 남긴 8년간의 운영 기록은 향후 남북 협력 모델을 재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실제 데이터와 경험을 포함하고 있어, 병원 재가동이나 새로운 의료협력 플랫폼 구축의 기초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린닥터스재단은 지난달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학영 국회부의장과 김남중 통일부 차관,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성공단 재개 전망과 남북의료 협력방안 모색’ 세미나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 온병원그룹 등이 후원한 이번 세미나는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중단된 남북 의료·경제 교류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자리로 평가됐다.
정근 이사장은 개원 20주년 기념행사에서 “개성병원에서 흘렸던 땀과 생명을 살린 노력은 남북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정치적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만큼, 의료협력의 문이 다시 열릴 날을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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