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누리호가 쏘아올린 감동
    제4차 누리호 발사는 단순히 로켓 하나가 우주로 솟아오른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 우주항공 역사의 한 장면이자, 과학기술이 국민적 기쁨과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살아 있는 증거였다. 발사체가 점화되는 순간, 많은 국민이 TV 화면 앞에서 숨을 삼켰고, 발사대에서는 수년간 연구와 실험, 실패와 재도전을 겪어 온 연구원들의 긴장과 초조가 절정에 달했다...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미래세대에게 고함
    요즘 우리 사회를 바라보면 어른들의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명문대에서 잇달아 드러난 ‘AI 커닝’ 사태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교육 신뢰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음이다. 연세대의 비대면 시험 부정 의혹, 고려대의 오픈채팅방 답안 공유, 서울대의 AI 유사문장 적발로 인한 전체 재시험 등은 “성적은 실력을 증명한다”는 가장 기본적 약속이 위태로워졌음을 보여..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라면 이야기 - 인생을 끓이는 한 그릇의 철학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라면의 장면이 하나쯤은 있다. 나에게도 있다. 처음엔 우동이 좋았다. 분식집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우동 한 그릇을 받아 들고 ‘세상에 이렇게 따뜻한 맛이 있구나’ 감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라면을 만났다. 우동보다 더 싸고, 더 직설적이고, 어딘가 더 솔직한 맛. 그날 이후 나는 우동에서 라면으로 갈아탔다. 인생의 첫 사소한 취향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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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의 세월
    살아오며 수많은 시간을 지나왔지만, 그날처럼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슴이 벅찬 적은 없었다. 냉소가 일상이 된 시대 속에서 인간의 선함과 은혜의 향기를 이렇게 깊이 느낀 건 참 오랜만이었다. 그것은 ‘보은(報恩)의 시간’이었다.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반세기 만에 되돌려주는 한 인간의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주인공은 내 대학 동기 윤상희 목사. 올해 일흔하나가 된 그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성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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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낙인이 아닌 균형의 시선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동남아 국가를 향한 나눔과 섬김의 사역을 시작했다. 그 첫 여정 가운데 캄보디아가 있었다. 예상치 못한 만남들이 기적처럼 이어졌고, 오래된 인연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시 연결되었다. 함께한 팀 리더는 미국 에즈베리대학교 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당시 훈련했던 학생의 제자를 만났다. 그것도 캄보디아 감리교신학대학 학장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분은 “스승의 스승을 만나게 ..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K-미션의 새 시대를 향하여
    6박 17일의 여정은 나에게 은퇴 후 부름(Call)의 순간이었다. 태국 코랏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난 현지인 사역자들의 눈빛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눈빛은 바울이 드로아에서 환상 중에 들은 마게도냐인들의 부름과 같았다.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새로운 미래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한다. 누군가 개척의 길을 열어야 한다. K-컬처가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하게 할 줄을 누가 예상했겠는가?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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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연대의 힘
    지난 9월 20~21일, 안성 고삼재 연수원에서는 가족행복학교와 부락복지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가족 캠프가 열렸다. 이 캠프에는 부락복지관의 느린 학습자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학생들의 가족이 초청되었고, 총 11가정이 부모와 자녀가 함께했다. 일반 시민 가정을 대상으로 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특수한 가족 구성이었지만, 오히려 더 깊은 연대와 화합의 모습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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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도착한 미래, 우리가 마주한 질문들
    “미래는 이미 도착했다. 다만 고르게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캐나다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은 우숙영 작가의 신작 《어느 날 미래가 도착했다》를 읽는 내내 떠올랐다. 이 책은 인공지능을 다룬 단순한 기술서가 아니라,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묻는 성찰의 기록이다. 작가는 ‘도래할 미래’가 아니라 ‘이미 도착한 미래’를 선언한다. 독자가 불편해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는 여전히 AI를..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가족의 상봉, 평범한 소원
    가족의 상봉(相逢)은 말 그대로 ‘서로 마주함’이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얼굴을 마주함만이 아니기에, 상봉의 순간은 언제나 가슴 두근거리고 눈가가 촉촉해진다. 특히 오랜 시간, 혹은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서로를 그리며 기다린 뒤에 이루어지는 상봉이라면, 그 감동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미군 해외파병을 마치고 가족과 상봉하는 병사의 모습, 오랫동안 떨어졌던 아이를 안..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사랑을 배운 재판
    법정은 언제나 차갑고 냉정한 공간으로 여겨진다. 판사는 법을 들고 서 있고, 변호사는 조문을 근거로 논리를 쌓는다. 그러나 지난 주 종영한 드라마 〈에스콰이어〉의 최종회는 달랐다. 제목조차 낯설고 시적인 “사랑의 서약, 저 너머”였듯, 마지막 재판정은 법률 논리보다 더 깊은, 인간의 심장을 두드리는 물음을 던졌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란 무엇인가, 결혼이란 무엇인가’였다...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주례 없는 결혼식, 무엇을 잃는가?
    오늘날 한국의 결혼식 풍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식 하면 떠오르던 상징적 장면, 곧 주례자의 권위 있는 설교와 축사가 사라지고 있다. “주례 없는 결혼식”이라는 새로운 추세가 이미 보편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신랑과 신부가 직접 사회를 보고, 지인들이 짧은 축사를 대신하며, 때로는 전문 사회자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러한 방식은 간소하고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그..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의대 쏠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다
    최근 한 일간지에서 “대학에 미친 중국, 대학을 내친 한국”이라는 칼럼을 읽었다. 제목이 다소 과격해 보였지만, 글을 끝까지 읽은 후에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의대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파급력이 이토록 크리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단순한 입시 현상을 넘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