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은 끝나도 사람들의 방황은 끝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의 폐허가 된 도시,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가족들, 중동의 분쟁 속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은 오늘도 우리에게 묻는다.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결국 어디로 돌아가는가?” 놀랍게도 이 질문은 3천 년 전에도 동일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는 전쟁과 귀향이라는 인간의 깊은 경험을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에 담았다... 
바퀴벌레당이 던진 청년들의 절규
인도에서 최근 세계의 이목을 끈 사건이 있었다. 이름부터 충격적이었다. '바퀴벌레당(Cockroach Party).' 처음에는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 그러나 그 이름 뒤에는 웃음이 아니라 깊은 절망과 분노가 숨어 있었다. 이 운동은 청년들을 향한 모욕적인 표현에서 시작되었다. 일부 공직자의 발언 속에서 청년들은 마치 사회에 부담만 주는 존재, 쉽게 짓밟아도 되는 존재처럼 취급되었다. 이에 분.. 
주식과 신앙, 돈을 다스리는 사람
최근 주식시장이 뜨겁다. 주식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조차 "오늘 코스피가 얼마나 올랐나", "삼전과 하이닉스가 또 출렁였다"는 뉴스를 쉽게 접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주가가 오르내리고, 투자자들의 마음도 함께 롤러코스터를 탄다. 어떤 이는 환호하고, 어떤 이는 밤잠을 설치며 손실을 걱정한다. 이제 주식은 일부 부유층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직장인도, 자영업자도, 은퇴자도 미래를 준비하기 .. 
생존자의 비애, 기억을 유산으로 남기는 사회
최근 베네수엘라를 덮친 대형 재난은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다시 일깨워 주었다. 무너진 건물 더미 사이로 구조의 손길이 이어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희망은 침묵으로 바뀌었다. 재난은 한순간에 도시를 무너뜨렸지만, 더 오래 지속되는 것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속 폐허이다. 우리는 재난을 사망자 수와 경제적 손실로 평가한다. 그러나 재난의 가장 깊은 상처는 통계에 기록되지 않.. 
메가와 초격차보다 더 중요한 것
대한민국은 지금 '메가'와 '초격차'를 말한다. 초대형 투자, 초거대 기업,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모두가 더 크게, 더 빨리, 더 멀리 나아가야 한다고 외친다. 침체된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국민의 기대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에게 한 가지 진실을 반복해서 가르쳐 준다. 성공은 규모가 아니라 방향에서 결정된다. 속도가 빠를수록 방향은 더욱 중요하다. 지난 5월,.. 
경고는 이미 시작되었다
영화 한 편이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될 때가 있다. 재난 영화 《Greenland》가 그렇다. 1편은 거대한 혜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가운데 한 가족이 생존 벙커를 찾아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인류 문명이 무너지는 순간, 마지막까지 붙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리고 2편 《Greenland: Migration》은 살아남은 자들이 폐허가 된 지구 위에서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 이.. 
어쩌다 ‘교권보호국’을 상상하게 되었나
요즘 드라마를 보면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화제가 된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은 교권이 무너진 학교를 배경으로 국가기관 ‘교권보호국’이라는 상상 속 조직을 등장시켰다. 법과 제도가 해결하지 못하는 폭력을, 더 강한 폭력으로 제압하는 서사다. 처음엔 과장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왜일까. 그 박수는 드라마를 향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향한 .. 
월드컵과 김치 중독
사람마다 끊지 못하는 것이 하나쯤 있다. 누군가는 커피, 누군가는 담배, 누군가는 스마트폰이다. 내게 그것은 단연 김치다. 돌아보면 내 일생은 김치와의 동행이었다. 아니, 동행을 넘어 중독에 가까웠다. 어릴 적 기억 속 겨울은 늘 김장으로 시작됐다. 외갓집 텃밭에서 리어카로 실어 온 배추와 무가 마당 한가득 쌓이면, 커다란 드럼통에 소금물을 풀어 절여놓았다. 다음 날이면 동네 아줌마들이 하나.. 
영혼의 빈궁함 - 풍요 속에 길을 잃은 시대
우리는 이상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데, 어느 때보다 공허하다. 냉장고는 가득 차 있는데 마음은 비어 있고, 스마트폰 연락처는 넘치는데 정작 깊은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없다. 기술은 인간을 연결해 놓았지만, 영혼은 오히려 더 멀어졌다. 그래서일까. 오늘 시대를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는 ‘영혼의 빈궁함’인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난, 바로 영혼의 .. 
마처세대의 눈물
1980년대 어느 겨울 저녁이었다. 연탄불이 아직 방구들 속에서 붉은 숨을 쉬던 시절, 골목 끝에서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먼저 들리면 아이들은 괜히 방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곤 했다. 어머니는 빨간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된장국 냄비를 다시 데웠다. 가난했지만 이상하게도 집 안에는 사람 냄새가 있었다. 밥상은 초라해도 서로 기다려주는 시간이 있었다. 그 시절 부모들은 대단한 철학으로 자식을 키운.. 
잠수함보다 깊은 것
며칠 전 뜻밖의 괴소문이 돌았다. “도산안창호함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였다. 태평양 한복판에서 잠적했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말들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진실은 전혀 달랐다. 우리 해군의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은 진해를 떠나 괌과 하와이를 거쳐, 한국 잠수함 역사상 처음으로 태평양을 횡단해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 무사히 입항했다... 
외로움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2026년 5월 13일, 한국 정부는 하나의 상징적인 결정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1차관을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으로 지정한 것이다. 이제 고립은 더 이상 “개인이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고독사와 은둔, 관계 단절을 심각한 사회적 위험으로 보고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고독사 방지’ 중심에서 ‘사회적 고립 예방’ 중심으로 정책 방향도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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