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탄신일인 15일, 관광객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을 둘러보고 있다
세종대왕 탄신일인 15일, 관광객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세종대왕의 생일인 5월 15일이 ‘스승의 날’로 제정된 역사적 배경을 국민 대다수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어문화원연합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국민 인식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세종대왕의 생신이 지난해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이를 맞이해 국민들의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온라인 방식으로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 일주일간 실시됐으며, 총 1,077명이 참여했다. 주요 문항은 세종대왕의 출생일, 역사적 업적, 그리고 스승의 날과의 관계성에 관한 것이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6.3%는 ‘세종대왕 나신 날’이 곧 스승의 날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세종대왕 생일이 5월 15일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응답자들의 인식은 낮은 편이었다. 특히 연령대별로는 60대가 31.5%로 가장 인지율이 높았고, 10대는 16.7%로 가장 낮았다.

스승의 날의 기원은 1958년 충남의 한 여고에서 병환 중인 은사를 돌보는 활동에서 시작됐다. 이후 1964년에는 ‘은사의 날’로 명명되었다가, 1965년부터는 교원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을 기리자는 뜻에서 세종대왕의 생신일인 5월 15일로 날짜를 변경했다. 이로써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스승의 날’이 탄생한 것이다.

세종대왕의 업적에 대한 인식 조사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복지·과학·농정 분야에서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종대왕은 1426년, 관청에서 일하는 여성 노비의 출산휴가를 기존 7일에서 100일로 확대하고, 1430년에는 아이 출산 월의 30일을 추가로 부여해 총 130일의 출산휴가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1434년에는 남편에게도 30일의 휴가를 주는 등 가족 복지에 주목한 정책을 펼쳤다. 이에 대해 10명 중 6명은 해당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세종대왕은 1430년, 논밭 세금 제도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약 17만 명의 백성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을 수렴해, 9만8,657명이 찬성하고 7만4,148명이 반대했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 조사가 조선시대 최초의 여론조사로 평가받는 가운데, 응답자 중 58%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세종대왕 나신 날을 기념해 5월 15일 오후 6시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공식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세종대왕의 뜻과 정신을 되새기고 국민들에게 그의 업적을 널리 알리는 취지로 마련됐다.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로 대표되는 업적 외에도 출산 복지, 농업 정책, 민심 청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통치를 펼친 군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아직도 많은 국민이 그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정부와 관련 기관은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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