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양샨 컨테이너부두 모습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 고율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한 이후, 미중간 무역이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상하이 양샨 컨테이너부두 모습.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고율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한 이후, 양국 간 무역 흐름에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해운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 주요 항만과 수출지에서는 그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중국 관영 매체 중국중앙(CC)TV는 해상 물류 추적업체 비지온(Vizion)의 데이터를 인용해,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미중 간 컨테이너 예약 물량이 평균 2만1530TEU(20피트 컨테이너 기준)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불과 2주 전인 4월 29일부터 5월 5일 사이의 평균 물량인 5709TEU보다 277%나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세는 관세 인하 조치가 양국 무역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Hapag-Lloyd)도 같은 흐름을 확인했다. 회사 측은 이번 주 들어 미중 간 화물 예약이 전주 대비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율관세로 인해 위축됐던 화물 수요가 합의 이후 재개되면서, 운송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 역시 광둥성과 저장성 등 주요 수출 거점을 중심으로 무역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옌톈항은 미중 무역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옌톈항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합의 발표 이후 해운사들로부터 선박 일정 조정을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항만 측에서는 폭증한 화물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옌톈항은 중국 남부 지역에서 미국 노선이 가장 많은 항구로, 이번 90일간의 관세 유예 조치 동안 미국행 수출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중국 동부의 또 다른 물류 중심지인 저장성 이우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이 지역은 중소형 제조업체와 유통망이 밀집된 곳으로, 미중 무역의 회복 조짐은 이들 중소기업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허웨이원 중국세계화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 측의 주문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은, 관세 완화가 실제 시장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무역의 정상화는 단기적인 회복에 그치지 않고, 양국 간의 구조적 신뢰 회복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고율관세 인하 조치는 양국이 지난 12일 진행한 무역협상에서 도출된 결과로, 상당수 품목에 대한 관세를 상호 인하하거나 유예하는 방향으로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상호 수출입 기업들이 안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간 정체됐던 주문과 공급망이 다시 가동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 내 주요 항만과 물류현장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이번 미중 합의는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무역 활동에 긍정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 관세 유예 기간 동안 이러한 흐름이 유지될 수 있을지, 또 양국 간 무역 관계가 과거의 긴장을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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