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해킹 사고에 따른 보안 대책으로 12일부터 '유심 재설정'(유심 포맷)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유출된 유심 정보를 악용한 복제폰 피해를 원천 차단하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이다.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SK텔레콤은 유심 재설정 솔루션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유심 재설정은 유심 내 사용자 식별 및 인증 정보 중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기존에 유출된 정보로는 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해지는 효과가 있다.
기존 유심 교체와 달리 유심 재설정은 저장된 금융인증서, 티머니, 연락처 등 정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백업이나 복구 과정 없이도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 금융기관의 재인증도 필요 없으며, eSIM 사용자도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삼성페이의 경우는 두세 번 재실행이 필요할 수 있다.
류정환 SK텔레콤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유심 재설정은 기존 유심 교체 대비 절차가 간편하고 처리 시간이 짧다"며 "네트워크 기능이 동시 작동하여 유심 교체와 동일한 보안 효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삼성페이 재실행과 관련해서는 "사용자 입장에서 불편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솔루션은 유심 교체 안내 문자를 받은 고객이 T월드 매장을 방문하면 적용받을 수 있다. 유심 재설정을 이용한 고객이 이후 실물 유심 교체를 원할 경우, 1회에 한해 전국 T월드 매장에서 무상으로 교체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유심 재설정의 적용 대상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해킹 사고 이후 SK텔레콤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총 143만 건의 유심을 교체했다. 현재 722만 명의 예약 고객이 남아 있으며, 우선 예약자를 중심으로 순차적인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이달 18일까지 117만 장을 추가 확보해 총 500만 장을 매장에 배포하고, 다음 달에는 577만 장을 더 확보해 두 달간 총 1077만 장의 유심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12일부터는 개선된 유심보호서비스가 해외 로밍 가입자에게도 적용돼, 국외 이용자도 동일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통화품질 저하 우려에 대해 류 센터장은 "홈가입자서버(HSS) 3대를 격리한 것은 사실이나, 재난 상황에 대비해 확보해 둔 여유 용량 덕분에 통화품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SK텔레콤은 이번 해킹 사태로 훼손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고객신뢰회복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며, 고객 의견을 수렴하고 실질적인 보완 대책을 논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회사 내부에도 고객가치혁신위원회가 있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외부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외부 위원 섭외가 진행 중이고, 위원회 출범까지는 약 1~2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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