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지방간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표됐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와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 교수 연구팀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구분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간병변, 간부전, 간암 등으로 악화될 수 있는 질환이다. 지방간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체질량지수 증가, 포화지방 및 과당 섭취, 제2형 당뇨병, 음주 등이 꼽혀왔다.

연구팀은 의학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를 통해 선정한 20편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 데이터를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지방간 발생 위험이 1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유럽에서 흡연과 지방간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확인됐으며, 아시아에서는 특히 남성 흡연자에서 지방간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흡연이 지방간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는 여러 기전이 제시됐다. 흡연은 간세포에서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물질을 활성화하며,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혈당 조절에 장애를 초래하고 비알콜성 지방간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이 지방 분해를 촉진하면서 지방산을 증가시키고, 이 지방산이 간으로 재순환돼 지방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문형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흡연이 지방간의 중요한 위험 요소임을 확인한 의미 있는 연구"라며 "지방간 예방과 관리를 위해 반드시 금연을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흡연의 양과 지방간 간의 연관성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대사성 알코올성 간질환(MetALD) 등 다른 간질환의 유형별로 구체적인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국제학술지 개스트로엔데롤로지 인사이츠(Gastroenterology Insights) 2025년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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