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가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조현동 주미대사가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조현동 주미대사는 오는 8월18일 열릴 미국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두고 삼국 협력이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조 대사는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 회의는 최초로 다자 정상회의 계기가 아니라 단독으로 개최되는 회의"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사는 "이미 세 정상이 작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세 번 함께 만났지만, 한미일 정상회의만을 위해 별도로 만나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는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다. 한국 정상으로서는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첫 방문이다.

조 대사는 이를 거론, "그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과 친분, 한미 관계, 한미일 삼자 협력에 대해 매우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회의 개최 배경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주도적인 노력이 있다"라며 "한미일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데는 삼각대의 한 축인 한일 관계 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최초의 한미일 단독 정상회의가 차질 없이 개최되도록 대사관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회의를 앞두고 한미일 삼국 차원 고위급 협의가 각급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는 게 조 대사의 설명이다.

조 대사는 그 예로 7월 중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계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와 차관 협의 등을 거론했다.

현재 이번 한미일 삼자 정상회의의 협의체화 내지 정례화를 염두에 두고 삼국 사이에서는 실무 협의 및 검토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부분은 정상급의 최종 결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미 핵협의그룹(NCG) 외에 한미일 차원의 확장억제 및 대북 공조 체계와 관련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에너지 안보, 디지털, 첨단 기술 및 경제적 강압 문제 등 경제 안보 사안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일본 언론에서는 소위 '오염수 가짜 정보' 대응책이 논의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우리 정부는 오염수의 경우 한미일이 아니라 한일 양자 차원 문제의 성격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 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18일 열린 한미 NSC 첫 회의를 거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동맹의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라고 평했다.

그는 "한미 양국은 지난 4월 국빈 방문 시 정상 간 합의한 워싱턴 선언의 구체적 이행을 위해 노력해 왔다"라며 이번 NCG 회의를 "그 주요 결실 중 하나"라고 했다.

조 대사는 이번 회의에서 "한미 간 최초의 핵 관련 상설 협의체인 NCG의 구조적·절차적 토대를 마련했다"라며 "공동 기획과 실행 방안, 위기 시 핵 협의 절차, 전략자산 전개 계획 등 양측이 긴밀히 협의할 주요 과제를 협의했다"라고 했다.

NCG 출범에 맞춘 켄터키함 부산 입항을 두고는 "확장억제 공약 이행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조 대사는 "그런 가운데도 북한은 위협적인 담화 발표와 미사일 도발을 계속 감행했다"라며 "한미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신속한 소통과 협의하에 군사적·외교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커질수록 한미 동맹의 압도적인 방위 태세는 더욱 강화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전승절'에 맞춘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 방북에 관해서도 한미 양국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조 대사는 전했다.

이어 "러북 간 군사 협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며 "북한과의 모든 무기 거래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 러시아의 북한 비핵화 역할을 촉구했다.

한편 조 대사는 최근 퇴임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관련, "제 카운터파트로서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서 그만큼 퇴임이 아쉽다"라며 퇴임 하루 전날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사는 아울러 경제안보 문제와 관련해 지난주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과 만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과학법, 수출통제 등 다양한 의제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도 전했다.

이와 함께 조 대사는 미국의 중국을 겨냥한 인공지능(AI) 규제 및 미국 기업 아웃바운드(역외) 투자 규제 등 추가 도입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기업의 예기치 않은 피해나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관련 동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미국 관계 당국을 적극 접촉할 것"이라고 했다.

조 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정전 70주년을 맞아 미국 상원에서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 후보자 인준이 이뤄진 점에 환영을 표하고, "앞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한미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대사관은 터너 후보자가 북한인권특사로 지명되기 전부터 자주 소통해 왔으며, 인준 절차가 완료된 직후에도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 후에는 우리 측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구체적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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