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영국, 덴마크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규제를 풀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미크론이 유행의 정점을 지나 하강세로 완전히 돌아서고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지 않아야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뉴욕주는 지난 10일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없앴다. 뉴저지주도 다음 달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한다. 영국도 이미 실내 마스크 착용 규제를 푼 상태이고, 이달 확진자 자가격리 규정도 없앨 예정이다. 덴마크는 지난 1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고 백신 패스도 요구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국내도 해외처럼 방역 규제를 푸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미국, 영국, 덴마크 등 방역 조치를 해제하고 있는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유행 상황이나 의료대응 여력 등이 우리나라와 달라서다. 해당 국가들은 이미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고 확진자가 급감하고 있고, 델타보다 전파력은 더 강하지만 치명률은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으로 인해 의료체계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

반면 국내는 내달 중 오미크론 유행이 하루 발생하는 확진자 수 기준으로 10만 명 전후에서 20만 명 이상에서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의료대응 역량도 결코 여유롭지 않다. 오미크론의 특성과 추가 접종 효과를 감안 하더라도 "발생하는 중환자 수를 아슬아슬하게 감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내 마스크 착용 등 방역 규제를 쉽사리 풀 수 없는 이유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방역 조치는 유행의 정점까지 어느 정도 유지돼야 하고, 유행의 정점에서 의료체계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한 후에야 검토해볼 수 있다"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같은 극적인 변화들은 유행의 최후 단계까지 보류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은 유행의 최후의 최후까지 계속 유지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스스로를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은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과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거의 막아주는 백신 접종"이라면서 "최소한 유행 정점이 지나고 의료체계와 사회가 감당 가능한 질병임이 확인될 때까지 예전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을 보호하려면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고 완전히 하강 국면에 진입할 때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럽과 달리 취약계층이나 고령층이 수도권에 굉장히 많다"면서 "실내 노마스크를 허용하게 되면 백신을 접종한 고령층 중 일부는 중증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고, 독감에 걸리면 비교적 처방이 쉬운 타미플루처럼 코로나 치료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 규제를 완화한다면 야외 마스크 착용 규제를 푸는 것부터 고려해보고 실내 마스크 착용 규제를 푸는 것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고 완전히 내려온 상태에서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물론 새로운 변이가 나오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초안을 발표하면서 야외 마스크 착용을 자율화하는 방침을 검토한 바 있다.

국내 오미크론 유행은 3월 중 정점을 지나 빠르면 4~5월, 늦으면 6~7월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방역 규제 해제는 빨라야 4월 정도부터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교수는 "앞으로 2달 정도 매우 심각한 유행이 있겠지만, 2~3달 뒤 우리 사회는 앞으로 매우 많이 나가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2~3달 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미가 없어지는 시점이 올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예측 모델을 보면 2~3개월 간 폭발적인 확진자 발생을 경험하고, 6~7월 정도 돼야 오미크론 유행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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