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 이상원 교수 프란시스쉐퍼 강의
이상원 교수가 프란시스 쉐퍼를 주제로 강연하던 모습 ©기독일보 DB

총신대 이상원 교수가 14일 서울역 공항철도 회의실에서 열린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이명진)의 프란시스 쉐퍼 강연 마지막 순서에서 ‘쉐퍼의 기독교 세계관을 심화 및 확대: 낸시 피어시’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미국 카버넌트 신학교 교수인 낸시 피어시는 라브리 공동체에서 프란시스 쉐퍼를 만나 기독교로 개종했다. 이후 세속적 세계관의 한계를 지적하며 현대 크리스천들이 취해야 할 기독교 세계관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낸시 피어시의 저서 'Finding Truth'를 중심으로 그녀의 기독교 사상을 소개했다.

그는 “낸시 피어시에 따르면, 서양철학의 역사는 창조주 하나님을 대체하기 위해 '위조된 우상'이라는 작은 상자를 만들었다. 이후 우주와 세계의 모든 것을 작은 상자에 우겨넣는 시도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우주와 세계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게 손상됐다. 그러나 낸시 피어시는 우주와 세계가 이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상자 안에만 넉넉히 들어가고도 남는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또 “사람들은 피조계에 명확히 계시된 하나님의 본성을 외면했다. 창조주를 거부하면서 피조계 안에서 하나님의 대체물을 찾기 시작했다(롬 1:23,25,28). 낸시 피어시는 이를 우상이라며 로마서 1장 28절의 '상실한 마음'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 결과 하나님을 거절한 인류는 마음 안에서 구상해낸 '위조된 신'을 섬기는 길로 나아갔다”고 했다.

이 교수는 서양 철학사 안에서 여러 가지 위조된 신을 소개했다. 그는 “서양의 근대 철학은 대체적으로 피조물의 일부 단면을 잘라 모든 것을 설명할 유일한 원리로 승격시켰다. 마치 퍼즐 조각 하나를 그림 전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며 “반면에 기독교는 피조물로부터 시작하지 않고, 초월적인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초월적인 관점에서 코끼리 전체를 본다”고 했다.

이어 “낸시 피어시는 유물론 등의 환원론도 우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복잡하고 고등한 실재를 열등하고 단순한 수준으로 환원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추론하고, 사랑하며, 계획하면서, 선택하는 존재의 실재는 이를 창조한 제1원인이 있다는 증거”라며 “환원론자들은 상자에 담겨지지 않은 부분은 제거하고, 평가절하하며 노골적으로 거부했다. 제거적 유물론이 정신세계는 실재하지 않고 허구이며 바닷물이 만든 거품에 가깝다고도 말했다”고 했다.

아울러 ”유물론자들은 물질과 에너지만이 참되고 객관적이자 유일한 것이라며 영혼, 마음, 도덕, 자유, 하나님을 던져 버렸다. 이들에게 자유의지란 광대한 신경세포와 분자들의 운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프란시스 크릭). 즉 정신적 속성들이 두뇌로부터 발생한다고 보는 관점”이라며 “문제는 정신의 상태는 물리적 상태와 다르다는 것이다. 장미는 붉고 가시가 있다. 하지만 장미에 관한 생각은 붉지도 않고 가시도 없다. 물리적 대상은 공개적이고 인과론을 따르지만 정신적 상태는 관찰되지 않고 의도, 욕망, 선택을 따른다. 이처럼 유물론이란 일종의 신앙이며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포스트모더니즘이 영향 받은 헤겔 철학에 대해 “다윈 진화론의 영적 버전이다. 헤겔은 역사 안에서 부분적 진리를 지닌 진영들이 갈등하면서 완전한 상태로 나아가는 역사적 과정을 밟는다고 했다. 그 결과, 갈등이 완전히 극복될 수 있지만 역사 안에서 항구적인 진리란 없다고 봤다”며 “또 헤겔은 역사의 행위자는 개인이 아니라 절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절대정신은 공동체의 법, 도덕, 언어, 사회적 관계를 통해 구현되며, 개인은 그저 절대정신으로 환원된 시대정신의 도구라고 봤다”고 했다.

그는 “낸시 피어시는 포스트모더니즘이 헤겔로부터 영향 받았다고 주장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집단의 관점이 개인의 정체성을 정의한다며, 개인이란 젠더·성적 정체성·계급 등에 기반을 둔 공동체적 산물에 지나지 않다고 봤다”며 “나아가 인간을 사회적 힘과 구성물로 환원시켜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며 영원한 진리는 없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실재를 다루는 태도에 있어 일관성이 없다. 이들은 종교와 윤리문제를 다룰 때는 벽지의 무늬를 선택하거나 메뉴판에서 음식을 고르듯, 철저하게 개인적 기호나 감정에 따라 결정했다”며 “철학자 루이스 듀프리(Louis Dupré)는 현대인은 단편화된 의미들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다며, 자신들을 하나의 전체로 묶어 줄 통합적 전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각 공동체에 통용되는 작은 설화가 있고 모든 공동체를 묶는 절대적 진리는 부인했다. 이들은 한 집단의 설화를 전체로 확장했을 때, 나치즘의 폭력이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주의의 권력집중을 막기 위해서 작고 다양한 설화들의 다양성을 강조했다”며 “그러나 다양성을 최우선으로 둔 이들이 오히려 다양성을 강요하는 태도를 보였다. 단지 인종, 계급, 젠더 등의 특정하고 작은 설화들만 선정됐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명목 하에 지성, 정치, 신학적 다양성은 배제됐다. 포스트모더니즘이 특정 언어 코드, 감수성 훈련 등의 폭정을 동원한 결과, 다양성은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현됐다"고 했다.

또 “보편적이고 영구적인 도덕법의 실재를 거부하는 도덕적 상대주의자들이 자신들은 관용적이고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며 도덕적 우월감을 표출한다. 그러면서 편견에 빠진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이들이 취한 생각은 고도의 판단적이고 정죄하는 태도를 취한다. 이런 태도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됐기에 도덕적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로마서 2장 15절의 진술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아울러 “서구인들이 평등같은 숭고한 이상들을 견지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면서 인간의 자유를 부인함으로 인권 같은 도덕적 이상들의 기초는 제공하지 못했다”며 “철저한 다윈주의 철학자인 리차드 로티(Richard Rorty)는 진화가 적자생존에 따라 진행되기에 보편적 인권개념이 진화로부터 결코 나올 수가 없다고 봤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기독교적 세계관은 결코 환원주의적이 아니다. 기독교적 세계관은 이성을 열등한 것으로 환원시키지 않는다. 이는 초월적 창조자로부터 시작하는 데, 초월적 창조자란 말씀으로 우주를 창조하셨다는 것(창1:3; 요1:1)”이라며 “말씀인 로고스는 말씀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이성이라는 뜻도 있다. 여기서 이성은 이 세상을 무작위성과 혼돈과 반대되는 질서 있는 세계로 통일시키는 원리”라고 했다.

특히 “법칙이란 개념은 창조자이자 법수여자이신 하나님에 대한 히브리-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내린 개념이다. 기독교적 전제가 깊이 침투해 있던 중세시대의 유럽에 등장한 용어”라며 “이 용어는 다른 문화권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Paul Davis)에 따르면, 뉴턴 같은 초기 과학자들이 과학을 우주 안에 있는 하나님의 작용을 발견하는 수단으로 봤다. (그러나) 유물론적인 혹은 자연주의적인 세계관은 결코 이 질서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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