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이샛별
이샛별(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얼마 전 뉴스에 오르내린 캠페인이 있다. 바로 '덕분이라며 챌린지'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최근 공식 SNS를 통해 #덕분이라며 챌린지를 시작하며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린 모습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농인이 '존경'과 '우러르다' 등의 뜻을 가진 수어동작 덕분에 챌린지를 반겼었다. 하지만 덕분이라며 챌린지에 대해서는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엄지를 세워서 뒤집는 모양은 부정적인 의미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문맥에 따라 다르지만, 엄지를 세워 뒤집는 동작은 '죽다', '쓰러지다' 등 부정적이다.

필자는 엄지손가락이 아래로 내려간 이미지를 보는 순간, 의료진을 독려하기 위한 덕분에 챌린지에 대한 본래 의미와 농인의 언어인 수어에 대한 모독이 느껴졌다. 필자뿐만 아니라 이 이미지를 바라본 농인들의 마음은 모두 같았다.

논란이 되자 사과문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언론의 비판과 농인들의 분노에 마지못해 올라온 사과문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형식적인 부분이 아쉬웠다. 일부 농인들이 바라는 사과의 방법은 수어 통역이 반영된 사과문 영상과 지금까지 게시된 문제의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는 일이었지만 아직도 SNS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농인으로서는 마음 아픈 일이지만,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가장 고생하고 있는 분들이 의료진이기에 국민으로서 함께 격려하고 응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캠페인과 #덕분이라며 캠페인, 그리고 보건노조가 진행하고 있는 #늘려요 캠페인 등을 통해 농인의 언어인 수어의 올바른 보급이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이번 일을 통해 의료계에서도 수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농인 환자에 대한 장애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필자는 오늘도 고생하고 계실 의료진 모두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이샛별(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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