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상황판단실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환자 관련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
과거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상황판단실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환자 관련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현재 사랑제일교회에서 집중적으로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지만 깜깜이 확진자들의 접촉자로부터 또 다른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6일 오전 0시부터 19일 오전 0시까지 신고된 1602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확진자는 220명이다. 이는 해외유입 확진자 176명을 넘어선 규모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의 숫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4월6일 현재와 같은 통계가 집계된 이래 처음이다.

전체 확진자 중 깜깜이 확진자의 비율도 13.7%로 지난 14일에 이어 또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이 목표치로 제시한 깜깜이 확진자 비율은 5%다.

깜깜이 확진자는 첫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선행 확진자를 찾아 격리할 수가 없다. 이 확진자가 지역사회에서 활동을 할 경우 또 다른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깜깜이 확진자가 폭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유추할 수 있다.

먼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깜깜이 확진자가 덩달아 증가한 경우다. 국내발생 확진자는 지난 15일 155명부터 5일 연속 세자리를 기록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감염이 발생하면 일단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기존 집단감염과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다.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와 롯데홈쇼핑 신한생명 보험 콜센터 등 11개 시설 50명의 확진자도 감염 발생 후 역학조사를 한 결과 사랑제일교회와 연관성이 확인돼 재분류된 사례다.

 다음으로 깜깜이 확진자 규모 자체가 순전히 증가한 경우다. 깜깜이 확진자의 비율은 지난 7월25일부터 8월7일까지만해도 5~6%에 불과했으나 8월8일 8.5%, 9일 9.2%, 10일 10.4%로 치솟았다.

코로나19의 최대잠복기는 14일인데, 8월8~10일 확진자의 경우 7월말부터 8월초에 감염이 이뤄진 셈이다. 7월말~8월초는 휴가철에 해당된다. 이 기간 인구 이동 등으로 무증상 감염자로부터 불특정 다수가 감염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깜깜이 확진자가 증가할수록 추적·조사를 골격으로 한 방역 현장에 과부화가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일 기준 역학조사관은 중앙정부에 95명, 지방자치단체에 61명이 있다. 19일에만 국내발생 확진자가 283명이 발생했는데, 지자체 역학조사관 1명당 4.6명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해야 하는 셈이다.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의 경우 업무량은 더 늘어난다. 서울에서는 지난 17일 6명, 18일 19명, 19일 41명의 깜깜이 확진자가 나타났다. 경기에서는 같은 기간 10명, 14명, 24명씩 감염경로 미파악자가 확인된 상태다.

현재 방대본은 서울에 8명, 경기도에 4명의 역학조사관을 지원하고 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은 "현장의 역학조사 인력이 많이 부족할 거라서 불안불안하게 보고 있다"며 "즉각 충원이 되는 것도 아니고 전문성도 있어야 하는데 대비가 안된 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에 비해 19일 기준으로 깜깜이 확진자는 57명 늘었다. 이들에 대한 방역의 성과는 최대 잠복기인 14일 이후에 판가름 난다. 사랑제일교회 외에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집단감염이 연달아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이 1차 기로를 이번 주말, 2차 기로를 9월 초로 전망하는 이유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그나마 사랑제일교회와 연관이 되거나 파악을 하고 있는 시설에서 확진자 숫자가 증가하는 건 의미가 있지만 사랑제일교회와 무관한, 깜깜이 확진자가 증가폭을 키운다면 또 다른 집단 유행으로 가는 초기일 수 있다"며 "깜깜이 감염자 발생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향후 전체 코로나19의 국내 발생동향을 가늠할 잣대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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