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1일 경남기업 본사에 대해 세 번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사진은 21일 오후 경남기업에서 압수수색 기다리는 취재진 모습. 2015.04.21.   ©뉴시스

검찰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실체를 밝히기 위해 잇단 압수수색에다 첫 소환자를 긴급체포하는 등 시작부터 강경모드로 일관하면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최측근들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긴급체포된 박준호 전 상무 다음 타깃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22일 새벽 긴급체포된 박 전 상무는 늦어도 23일께는 구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거 인멸 또는 은닉 범죄의 경우 중대한 구속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박 전 상무를 구속 수사하면 성 전 회장의 다른 최측근 6~7명도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모 비서실장 겸 홍보팀장, 수행비서 금모씨, 운전기사 여모씨 등 '밀착' 수행한 측근과 비자금 관리·전달에 관여한 한모 전 부사장, 전모 전 재무담당 이사, 윤모 전 부사장 등이 다음 소환 대상들이다.

이들의 소환 일정은 박 전 상무가 검찰에 어떤 내용을 진술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성 전 회장과의 가까운 정도나 중량감 등을 고려하면 성 전 회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던 이 비서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실장은 의정 활동을 수행하면서 성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치권 인맥을 꿰뚫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로비 대상이나 자금줄의 흐름을 잘 알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

이 실장이 성 전 회장 자실 전날인 8일 밤 서울 시내 호텔에서 심야 대책회의를 소집한 자리에 측근들 가운데 유일하게 박 전 상무와 함께 참석했다는 것도 두번째 소환 조사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한 부사장 역시 두 번째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 부사장은 경남기업에서 '금고지기'로 불릴 만큼 재무·회계 업무를 총괄한 책임자인 만큼 성 전 회장 비자금의 조성 경위와 수법, 사용 시기, 사용처 등을 알고 있어 우선 소환대상으로 분류된다. 한 부사장은 자원외교 비리를 수사한 특수1부에서도 '키맨'으로 꼽혔다.

강공 일변도의 검찰 수사가 측근 그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검찰 안팎에서는 측근들에 대한 강한 압박이 오히려 핵심증거 확보 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이 취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뇌물공여자가 사망한 만큼 측근들의 지원없이는 직접 증거를 찾기 어려운데다, 정황이나 간접 증거만으로 이 사건 연루자들을 사법처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설사 성 전 회장의 비밀장부를 찾더라도 당시 돈이 오고 간 구체적인 정황이나 상황을 복기해 객관적으로 정언(正言)해줄 수 있는 '귀인(조력자)'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은 중대범죄기 때문에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긴급체포했지만 모든 측근들을 같은 방법으로 압박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당근과 채찍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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