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오서(오른쪽)가 일본 하뉴 선수를 대견하게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김연아의 전 스승이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두 대회 연속 올림픽 우승자를 만들었다.

브라이언 오서(51·캐나다) 코치는 4년 전 김연아(24)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다시 인정받았다.

그가 지도한 하뉴 유즈루(19)는 일본 남자 피겨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서의 제자 하뉴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78.64점을 받았다.

하루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101.45점을 받은 하뉴는 합계 280.09점으로 패트릭 챈(캐나다·275.62점)을 4.47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0년 김연아를 밴쿠버 대회 금메달로 이끈 오서 코치는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리스트를 키워냈다. 김연아와 하뉴, 남녀 싱글 올림픽 챔피언은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 정도면 코치계의 '연금술사'로 불릴만 한다.

김연아를 피겨 여왕으로 만든 오서 코치는 지난 2011년 김연아와 결별하고 1년 뒤인 2012년 하뉴와 손을 잡았다.

밴쿠버 대회에서 다이스케 다카하시가 일본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걸자 일본 빙상계는 꿈에 부풀었다.

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올림픽 남자 피겨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일본은 김연아의 금메달을 만든 오서 코치에게 희망을 걸었다.

대상은 동메달리스트인 다이스케가 아닌 하뉴였다. 2010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같은 해 주니어세계선수권 정상을 차지한 하뉴는 일본 남자 피겨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시니어로 올라온 하뉴는 2011년 4대륙선수권 은메달과 2012년 세계선수권 동메달 등 각종 국제 무대에서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올림픽 메달 후보로는 2%가 부족했고 하뉴는 결국 특기인 점프를 가다듬기 위해 오서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서는 그에게 기술이 아닌 기초부터 다시 가르쳤다. 다리로만 스케이트를 타던 하뉴의 습관을 고치고 온 몸을 활용한 스케이팅을 익히도록 지시했다.

오서의 지도 아래 하뉴는 점프시 어깨와 상반신까지 온 몸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하뉴는 2012~2013시즌 ISU 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선수권에서 각각 2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세계선수권 우승자 챈을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오서의 마법은 이번 올림픽에서 신설된 단체전에서 제대로 발휘됐다.

제자 하뉴가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며 일본을 5위로 이끌었다. 여자 싱글에서 아사다 마오(24)가 부진했지만 하뉴가 메웠다.

절정은 14일 열린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었다. 하뉴는 신채점방식 도입 이후 남자 쇼트에서 최초로 100점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완벽한 점프를 구사한 하뉴는 101.45점을 받으며 올림픽 금메달을 예약했다. 이날 프리에서는 몇 차례 실수는 있었지만 178.64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우승을 확정했다.

4년 전 김연아를 이끌고 처음 올림픽 무대에 코치로 나섰던 오서 코치는 한국 피겨 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을 이끌어 낸 데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하뉴를 일본 피겨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로 키워냈다.

지도자 타이틀을 달고 나선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맛본 그는 '금메달 제조기'로 떠오르며 최고의 지도자로 인정받게 됐다.

지도력은 물론 선수를 고르는 안목까지 뛰어난 오서가 다음 올림픽에는 어떤 선수를 맡아 금메달 스토리를 만들어 낼 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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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