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임신중지 약물 처방 허용 방안에 대해 “법 개정 없는 임신중지 약물 처방 허용은 의학적이고 헌법적인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샬롬나비는 7일 발표한 논평에서 “정부는 졸속 행정을 통한 여성 건강 위협을 초래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체입법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샬롬나비는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국회에 대체입법을 요청했지만, 7년 넘게 입법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부가 행정적 조치만으로 임신중지 약물을 허용하는 것은 헌법적 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법 개정 이전이라도 낙태약물 사용을 의사의 양심과 재량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게 불완전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보다는 이걸 결정하지 않고 방치해서 해외에서 아무런 처방도 관리도 없이 (낙태약물을) 사서 투약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했다.
샬롬나비는 이에 대해 “국가가 지녀야 할 최소한의 법적 책임과 의무를 의사 개인에게 전가하는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재의 결정에 따른 입법(형법이나 모자보건법 등 법 개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부가 ‘행정적 조치’로 낙태약물을 허용하는 것은 헌법상 삼권분립의 원칙을 위배”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신중지 약물의 안전성과 의료적 영향에 대한 객관적이고 충분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샬롬나비는 “낙태약물 사용 허가는 단순한 의약품 허가나 행정적 절차의 문제를 넘어 태아의 생명, 여성의 건강과 생명, 의료윤리, 국가의 생명보호가 함께 고려돼야 하는 매우 중대한 공공정책의 영역”이라고 밝혔다.
샬롬나비는 해외에서 임신중지 약물의 안전성을 재평가하는 연구와 기존 부작용 보고 체계의 한계를 지적하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면서, 임신중지 약물을 허가한 국가들도 각각 임상시험 등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 조건과 임상 지침을 달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낙태약물 사용을 허가한 나라들이 있으니 낙태약물이 언제나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그 나라들은 각각 임상시험 등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자국 국민들에게 맞는 조건을 설정해서 그 제한된 조건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부작용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낙태약물은 여성이 태아 및 임신 산물의 배출 과정을 직접 보고 경험하게 된다는 특성으로 인해 신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심리적 트라우마를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샬롬나비는 미국의 일부 시민단체가 공개한 사례를 언급하며, 임신중지 약물을 경험한 한 여성이 “나는 내 아기를 보았고, 그날 이후 삶은 지옥 같았다”고 증언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임신중지 약물의 허용 여부가 단순히 의약품 하나를 허가하는 문제를 넘어 여성을 보호하는 의료체계와 사회의 생명보호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샬롬나비는 정부에 행정적 조치를 통한 임신중지 약물 사용 허용을 성급하게 추진하지 말고 대체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샬롬나비는 “충분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태아의 생명과 여성의 건강을 함께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아이의 생명권을 조화시킬 수 있는 입법을 추진하면서 낙태약물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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