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백석총회 임원회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현 단독 대표회장 체제에서 공동 대표체제로 전환할 경우 ‘탈퇴’하기로 조건부로 결정했다. 한교총이 최근 공동대표회장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정관개정을 추진하는 데 반발해 ‘탈퇴’라는 초강수로 배수의 진을 친 거다.

백석총회가 한교총의 지도체제 방식 전환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주된 이유는 지금의 1인 대표체제에서 공동지도체제로 바뀌면 연합기관의 리더십이 현저히 약화될 걸 우려하기 때문이다. 교단 안배를 위해 3~4인이 3~4개월씩 돌아가며 대표를 맡으면 실질적인 책임은 지지 않은 채 자리만 배분하는 격이 돼 리더십의 공백이 불가피할 거란 게 백석측 주장이다.

백석총회는 지난 2019년에도 같은 이유로 행정보류를 선언하고 한교총의 모든 활동을 중단했었다. 그러다가 단독 체제로의 전환을 확약받고 회원으로 복귀해 오늘에 이르렀는데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건 백석총회가 추구하는 연합정신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거다.

한교총은 지난 2017년 출범 당시 4인 임시 대표체제로 시작해 3인 공동대표체제로 운영됐다. 그런 점에서 다시 공동대표회장 체제로 정관을 바꾸려는 명분을 창립 정신 회복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연합사업에 있어 교단 안배라는 목표를 실천하면서 몇 개 대형 교단이 리더십을 독식한다는 비판을 피하는데 주안점이 있다.

그런데 지금도 공동대표체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2021년 12월 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단독 대표회장 체제로 전환하면서도 ‘공동대표회장’ 직제를 없애지 않고 대표와 공동대표가 공존하는 형태의 리더십 구조를 만들었다.

그런데도 굳이 1인 대표회장제를 없애려는 데는 분명 다른 속사정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대표회장 1인이 내야 하는 등록금이 부담스러우니 나눠 내는 방식을 선호하고, 본인 총회장 재직 시에 대표가 되고 싶은 이들이 공동대표체제로 전환할 경우 진입장벽이 좀 더 낮아질 거란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교총은 당초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명분으로 활동하다 탄생한 연합기관이다. 내로라하는 대형 교단들도 당시엔 한기총과 한교연에 소속된 신분으로 연합기관 대통합에 목적을 두고 활동했다. 그러다 통합이 무산되자 독립적인 연합기관의 돛을 올린 게 지금의 한교총이다.

그런 점에서 한교총이 지금 1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냐, 다시 집단지도체제로 돌아갈 것이냐를 가지고 갈등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 만약 지금 한교총이 창립 정신을 회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면 지도체제 형태와 구조의 변화를 놓고 갈등하기보다 중요한 방향성인 연합기관 통합을 놓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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