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정부의 핵무장 가능성 시사에 북한이 발끈했다. 일본 총리와 방위상이 핵 정책 재검토 가능성을 거론하자 “전범국의 핵무장화” “위험천만한 군사 도발적 망언” 등의 극언을 쏟아냈는데 도대체 누가 누굴 비판하냐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최근 국회에서 ‘비핵 3원칙’ 논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핵을 포함해 안보정책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일본에 있어서 ‘비핵 3원칙’의 수정은 ‘논의대상’이 될 수 없다” “일본은 전범국인 동시에 과거 역사를 왜곡하며 법적·도덕적 책임을 회피하는 ‘반인륜범죄국가’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에 이토록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자기들에게 쏟아지는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과 비판 여론을 돌리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일본이 플루토늄 44.4톤을 보유하고 마음만 먹으면 수개월 안에 핵무장이 가능한 사실에 긴장했다는 뜻이다.
실제 일본은 미국과의 원자력 협정을 통해 언제든 핵무기 제조할 정도의 플루토늄 양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지금은 평화적 목적으로 이걸 사용하고 있지만 유사시에 핵무기로 전환하는 데 별 걸림돌이 없다.
최근 들어 일본은 핵무장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하고 있다. 그 배경에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가중되는 현실이 내포돼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대만 방위에 집중하고 북한이 한반도에서 핵 공격을 감행할 거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자위적 수단 강구 차원이다.
다만 지금 일본은 핵무장 추진이 아닌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이다. 그런 일본을 향해 북한이 비난을 쏟아낼 자격이 없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핵무기를 개발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으면서 누가 누굴 비난하는 건지 헛웃음이 난다.
북한까지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비판하는 마당에 우리의 안보 현실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하다. 만약 일본까지 핵무장 하면 우리는 북한, 중국, 러시아에 일본까지 그야말로 핵 지대에 포위되는 꼴이 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한미동맹의 균열을 일으키면서까지 전작권 조기 환수에 열을 올리고, 북한을 향해 ‘비핵화’ 대신 ‘평화’를 구걸하고 있다. 이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국민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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