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인쇄 예산의 절반 이상을 쓰지 못했음에도,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동일한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는 지난해 투표용지 최소 인쇄율을 유권자의 50%로 낮췄고, 이후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반면 최근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는 대규모 예산 불용이 반복됐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제8·9회 지방선거 모두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선거인수의 110% 기준으로 편성했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124억7500만 원을 편성했지만 실제 집행액은 44억6100만 원에 그쳐 80억 원가량이 남았다.

제9회 지방선거에서도 145억1200만 원 중 81억5300만 원만 집행돼 67억 원이 불용 처리됐다. 두 선거를 합친 불용액은 147억 원을 넘는다.

선관위는 예산은 110% 기준으로 편성하면서 실제 인쇄율은 낮추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특히 인쇄 비율 하한을 60%에서 50%로 낮춘 점과 맞물려 예산 운용의 적정성 논란이 제기된다.

지역별 예산 집행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는 투표용지 인쇄 단가가 장당 30원에서 60원까지 달랐고, 실제 계약 단가는 45원으로 올라 인쇄 수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영등포구와 서초구에서는 예산을 초과 집행한 사례도 있었다. 일부 지역은 예산이 남고 일부는 초과 집행되는 등 운용의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투표용지 부족 시 사용하는 무번호 투표용지의 예산 기준도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정상 선거인수의 3% 내외를 준비해야 하지만,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기준보다 적게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관위는 무번호 투표용지에 대해 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민전 의원은 “투표용지 인쇄량은 줄이면서 예산은 그대로 편성해 불용액이 반복됐다”며 “투표용지 부족과 예산 잉여가 동시에 발생한 것은 행정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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