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교육 프로그램에 중국이 6.25 전쟁 때 북한을 도와준 사실을 미화한 ‘항미원조’를 소개해 물의를 빚은 전쟁기념사업회가 이번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중국 ‘항미원조기념관’ 탐방 일정을 넣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중국의 ‘항미원조기념관’은 북한의 6.25 남침 사실을 부정하고, 중공군의 6.25 전쟁 참전을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왔다고 선전하는 장소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역사를 왜곡한 대표적인 장소를 전쟁기념사업회가 해외 교사 연수 탐방 장소에 넣은 건 우연이거나 단순 실수로 볼 수 없다.

전쟁기념사업회 측은 중국 ‘항미원조기념’ 탐방이 항일독립운동 유적지를 둘러보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미원조기념관’은 항일운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다. 싸움의 대상이 일본 제국주의가 아니라 6.25 한국전쟁에 한국군과 미군, UN군을 상대한 것이고, 그 전과를 자랑하며 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고 선전하는 장소를 교사들의 연수 탐방 장소로 넣었다는 의도 자체가 의심스럽다.

사업회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에 대해 한국과 중국 어린이가 각각 ‘6.25 전쟁’과 ‘항미원조’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식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다 호된 비판에 중단했다. 그래놓고 교사 해외연수에까지 ‘항미원조’ 프로그램을 넣은 게 어찌 우연이나 실수겠는가.

사업회는 거듭된 비판 여론에 앞서 초등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한 해당 홍보물을 삭제하고 프로그램 진행을 중단했던 것처럼 교사 연수에 항미원조기념관 방문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중대한 과오”라며 진상 규명을 위한 감사를 지시한 것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거듭된 논란에 국방부 측은 “관련 사항을 철저히 조사해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서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싸우신 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누가 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거듭해서 터지는 건 산하 기관의 편향 의식에도 문제가 있지만, 이들을 지휘 감독하지 못한 국방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 말로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싸운 이들의 희생”을 내세울 게 아니라 보훈의 달,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욕보인 이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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