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나이지리아, 가나, 말라위 등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경단체와 반이민 단체들이 이민자들을 공격하자 자국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가나, 말라위 등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경단체와 반이민 단체들이 이민자들을 공격하자 자국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DW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반이민 정서가 확산하는 가운데 현지 기독교 교회 지도자들이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국정 실패와 경제적 불평등을 지목했다. 이들은 당국과 지역 사회가 외국인 이주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대신 대중의 불만을 초래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6월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아프리카복음주의연맹(AEA)은 지난 6월 10일 교회 지도자와 난민 대표 그리고 인권 운동가들이 참여한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역의 긴장 상태와 그 영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실업과 범죄 및 공공 서비스 악화 등 현지 국민의 불만은 정당하지만 깊은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의 책임을 이주민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스터 마틀라오페 아프리카복음주의연맹 사무총장은 비난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평화로운 아프리카를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행사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교계의 개입은 최근 수개월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 지역 사회에서 긴장이 고조된 이후 가장 조직적인 종교계의 대응으로 평가받는다.

난민 혐오 범죄 확산과 이주민 생존권 위협 실태

이날 토론에 참석한 난민 대표들은 콰줄루나탈주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난민주도네트워크(SARLN)의 므닌제 카바키와는 더반 등지에서 난민들이 매일 협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아이들조차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 소유의 상점이 강제로 폐쇄되면서 이주민 가족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카바키와는 많은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이 지역 사회의 적대감과 정부 시스템의 행정적 지연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상실된 수입으로 인해 거주지 임대료조차 지불하지 못하는 난민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현 상황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반이민 폭력 사태는 지난 3월 이스트런던에서 시작된 시위가 다른 도시로 번지면서 본격화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나이지리아와 가나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본국 송환 비행편을 마련하는 등 긴급 조치에 나섰다. 공식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240만 명에서 310만 명 사이로 추산된다.

반이민 폭력 사태 정부 책임론 및 근본 원인 진단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폭력을 규탄하며 이주민을 표적으로 한 자경단 활동을 경고했다. 그는 이민 집행은 국가의 책임이며 불법 이민에 대한 대중의 우려는 인정하지만 외국인을 향한 범죄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권 운동가 샤론 에캄바람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이주민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적인 사회 경제적 불만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주민들이 이 문제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캄바람은 관련 단체들이 협박과 강제 퇴거 및 의료 서비스 접근 제한 등 이주민 커뮤니티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기록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폭력 사태가 아동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민 아동들은 입학 거부와 따돌림을 겪고 있으며 가족의 잦은 거주지 이동으로 교육이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에캄바람은 지방 정부의 부실 행정과 수년간 이어진 부정부패 및 자금 남용 등을 언급하며 대중의 좌절감이 정책 실패 책임자가 아닌 취약 계층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빈부격차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교계의 인도적 지원 확대 및 사회적 대화 추진

CDI는 사태 해결을 위해 현지 기독교 교회 지도자들은 소외된 이주민들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콰줄루나탈 기독교 협의회의 음콜리시 뉴스와 프로그램 디렉터는 각 지역에서 시위가 시작될 무렵부터 교회가 이주민 지원 방안을 모색해왔다고 밝혔다. 교회들은 콰줄루나탈주 내에 긴급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교회는 거처를 잃고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을 위해 식량과 담요 및 의류 등 생필품을 수집하고 배포하고 있다. 보호를 구하며 정부 관청과 경찰서 밖에서 노숙하는 이주민들을 위해 트라우마 치유 및 심리 상담 세션도 함께 조직하여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기독교 지도자들은 지역 주민과 외국인 간의 적대감을 해소하기 위해 인도주의 단체들과 협력하여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더반 지역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민과 이주민이 직접 만나 불만을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대화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다. 웨비나에 참석한 교회 지도자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주민 위기가 단순한 출입국 문제를 넘어 국가의 민주주의와 경제 및 사회 구조가 직면한 깊은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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