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자와 신성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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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4장 7–8절에서 바울은 다윗의 시편을 인용하여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의롭다 하심은 단지 아브라함에게만 주어진 은혜가 아니었다. 다윗 역시 죄 사함의 은혜를 깊이 경험한 사람이었다. 그는 큰 죄를 범했지만,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했을 때 용서를 받았다. 그래서 다윗은 고백한다. “허물의 사함을 받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도다.”

다윗의 생애에는 지울 수 없는 죄의 흔적이 있었다. 그는 밧세바를 취했고, 그의 남편 우리아를 죽음의 자리로 내몰았다. 왕의 권세를 이용해 죄를 덮으려 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었다. 그러나 나단 선지자의 책망 앞에서 다윗은 변명하지 않았다.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고 고백했다. 그 순간 하나님의 용서가 임했다. 마땅히 죽어야 할 죄인이었지만, 하나님께서 그의 죄를 사하셨다.

바울은 이 다윗의 고백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낯선 것이 아님을 말한다. 하나님은 오래전부터 죄인을 용서하시고, 죄를 가리시며, 정죄하지 않으시는 분으로 자신을 나타내셨다. 그 은혜의 절정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다. 다윗이 경험한 죄 사함의 은혜는 그리스도의 대속 안에서 완전하게 드러난다.

죄가 가려진다는 것은 죄가 가볍게 처리된다는 뜻이 아니다. 죄의 책임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는 뜻이다. 마치 아이가 잘못하여 두려움에 떨 때 어머니가 그 아이를 감싸고 대신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죄를 덮으셨다. 우리의 죄가 사라진 것은 죄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죄를 주께서 대신 담당하셨기 때문이다.

죄는 빚과도 같다. 인간은 스스로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그 모든 빚을 자기 앞으로 옮기셨다. 우리의 죄의 장부를 주께서 가져가셨고, 십자가에서 그 값을 치르셨다. 그래서 이제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를 죄인으로 정죄하지 않으신다. 이것이 복음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이미 용서받았음에도 여전히 자신을 빚진 자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주께서 죄를 가리셨는데도, 우리는 계속해서 그 죄의 무게 아래 눌려 있다. 그러나 말씀은 분명히 선언한다. 주께서 그 죄를 인정하지 아니하시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께서 용서하신 죄를 우리가 다시 붙들고 정죄의 자리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정말 죄 사함의 은혜를 믿고 있는가. 그리스도께서 나의 죄를 담당하시고, 나의 빚을 갚으셨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다. 정죄를 당하지 않는 자는 복이 있다. 이 복은 자신의 의로 얻는 복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자비와 그리스도의 대속으로 주어진 복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두려움 속에 숨지 않아도 된다.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의 은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주께서 우리의 죄를 가리셨고, 우리를 다시 받아 주셨다. 죄 사함을 받은 자의 삶은 무거운 정죄가 아니라 깊은 감사로 채워진다. 그 은혜를 아는 자가 참으로 복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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