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녀를 임신하기 전에 결혼한 부부가 혼인 외 임신 후 동거를 시작한 부부보다 관계가 파탄될 가능성이 약 50% 낮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영국 결혼재단(Marriage Foundation)의 연구 책임자 해리 벤슨(Harry Benson)이 수행한 연구 ‘영국 초산 부모의 결혼 시기와 관계 해체 위험(The timing of marriage and risk of union dissolution among first time parents in the UK)’이 최근 공개됐다.
벤슨은 3,324쌍의 부부 데이터를 분석하고,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자녀들이 14세가 될 때까지 가족의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배경, 인종, 종교, 교육 수준, 거주 지역 등 다양한 변수를 통제한 이후에도 결혼은 관계 안정성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관계 해체 위험은 부모가 된 후 첫 3년 동안 동거 커플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동거 커플의 연간 관계 해체율은 약 4.1%였던 반면, 기혼 부모는 2.5% 수준에 그쳤다.
또한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에는 두 집단 간 안정성 격차가 다소 줄어들었으나, 자녀가 14세가 되면서 다시 크게 확대됐다.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부모의 경우 자녀가 14세가 될 때까지 별거 또는 관계 해체를 경험할 확률이 45%에 달한 반면, 기혼 부모는 26%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영국 정부가 가족 정책 수립 과정에서 참고해 온 영국 재정연구소(Institute for Fiscal Studies·IFS)의 연구 결과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IFS는 기혼 부모가 더 오래 함께하는 이유가 결혼 자체 때문이 아니라 나이가 더 많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벤슨은 “결혼의 효과는 학계 연구와 공공정책에서 체계적으로 과소평가돼 왔다”며 “IFS의 결론은 조사 대상 부모의 약 4분의 3만 분석한 방법론적 한계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 표본을 최신 분석 기법으로 재검토한 결과, 결혼은 관계 해체 격차의 절반 이상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며 “결혼 시점이나 사회경제적 배경과 관계없이 결혼한 부모가 함께 살아갈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결혼이 가족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라고 결론지었다.
벤슨은 “이번 결과는 헌신 이론(commitment theory), 인지 일관성 이론(cognitive consistency theory), 신호 이론(signal theory) 등 심리학 이론들과도 일치한다”며 “결혼은 부부의 헌신을 강화하고 장기적 목표에 맞는 행동을 촉진하며 관계를 쉽게 끝내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결혼 감소와 가족 불안정성 증가라는 장기적 사회 변화와도 밀접하게 맞물린다”고 덧붙였다.
벤슨은 또한 영국 정부가 동거와 결혼을 사실상 동일하게 취급하는 정책이 가족 해체를 부추기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특히 첫 자녀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결혼이 제공하는 심리적·사회적 안정 효과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저소득 및 중산층 가정의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미혼 커플을 대상으로 헌신과 관계 유지에 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벤슨은 성명을 통해 “이번 획기적인 연구는 결혼의 이점을 분명하게 입증했으며, 수십 년 동안 결혼을 단순한 동거와 같은 관계 형태 중 하나로 격하해 온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정치인들은 결혼 제도를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취급하며 조롱해 왔고, 복지정책을 통해 특히 저소득층의 결혼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결혼의 가치를 옹호하는 데 필요한 정치적 용기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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