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8주년 국회개원기념식 및 제6회 대한민국 국회 의정대상 시상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28일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헌 추진이 무산된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며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특별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헌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정말 아쉽다”며 “후반기 국회에서는 반드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실질적인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정치권과 언론 모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우 의장은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의원들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본회의 표결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우 의장은 “여야 갈등과 정쟁의 수준이 지나치게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39년 만의 개헌 기회를 문턱에서 놓친 것도 결국 이런 정치 현실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국민 삶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

우 의장은 개헌 논의 과정에서 일정 부분 의미 있는 흐름도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투표법 개정을 통해 절차적 걸림돌을 상당 부분 해소했고,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도 제안했다”며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부분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개헌 논의 역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영 논리가 고착화된 상황 속에서도 국민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자 정치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임기 동안의 주요 성과로 12·3 비상계엄 상황 대응과 헌정질서 회복, 의회외교 강화, 국회의사당 정문 헌법 제1조 설치, 국회기록원 설립, 2035 국회 탄소중립 로드맵 마련 등을 언급했다.

그는 “임기 초 세웠던 계획과 역점 과제 가운데 94.9%를 달성했다”며 “비상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 정권 초기 개혁 국면까지 이어지면서 국회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컸고,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숨 가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노란봉투법과 전세사기특별법, 생명안전기본법, 가맹사업법 등을 언급하며 “22대 국회 전반기 법안 처리율 자체는 국민 눈높이에서 부족하게 보일 수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의미 있는 성과도 적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 법제화 필요”

우 의장은 향후 국회가 갈등 조정과 사회적 대화 역할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갈등의 중재자이자 조정자로서 역할을 넓혀야 한다”며 “국회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 5단체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제도 밖 노동자 보호 방안 등을 논의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성과가 지속되고 확대되기 위해서는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후반기 국회에서는 관련 국회법 개정이 반드시 매듭지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와 여야 대치 과정에서 제기된 국회의장 중립성 논란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우 의장은 “중립을 단순히 가운데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앞으로 국회 운영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법 개정처럼 의장 중재를 통해 여야 합의가 이뤄진 사례도 있었고, 채 해병 특검이나 국민투표법 처리처럼 의장이 결단해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다”며 “압도적으로 많았던 무제한 토론 역시 주어진 조건 속에서 하나씩 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국회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라며 “어떻게든 민심의 방향 속에서 해법을 찾는 것이 지금과 같은 정치 구조에서 국회의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 삶으로 입증되는 민주주의 위해 노력”

우 의장은 퇴임 이후에도 민주주의 가치 실현을 위해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임기 초 ‘태도가 리더십’이라는 말을 했었다”며 “평의원으로 돌아가서도 태도와 문화로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고 억울함이 없는 사회, 국민 삶으로 입증되는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우 의장의 퇴임 이후에도 개헌 논의와 국회 개혁, 사회적 대화 제도화 문제가 후반기 국회의 주요 과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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