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박해
©Aid to the Church in Need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1억 명이 일정 수준 이상의 종교 박해를 겪고 있다는 국제 보고서가 발표됐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유럽과 북미 등 서구권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과 차별 사례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가톨릭 원조 단체 ‘교회에 대한 원조(Aid to the Church in Need, ACN)’는 최근 발간한 「세계 종교 자유 보고서 2025」를 통해, 종교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24개국에서 종교를 이유로 한 박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약 41억 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3분의 2,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 국가에 거주

조사 결과, 전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54억 명이 종교 자유 침해가 심각한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 제시한 개념을 인용해 종교 박해를 ‘노골적 박해’와 ‘정중한 박해(polites persecution)’로 구분했다.

‘정중한 박해’는 법적·문화적·국제적 압박과 같은 보다 은밀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종교 억압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특히 서구 사회에서 이러한 형태의 박해가 제도와 문화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독교인을 겨냥한 범죄 행위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혐오 범죄에 비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 현상은 정중한 박해의 전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유럽·북미, 반기독교 범죄 증가… 통계 미집계 문제도 지적

보고서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지역에 대해 특별한 우려를 표했다. 약 3천5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이 지역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범죄와 적대 행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 국가가 이를 제대로 집계하거나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유럽 국가 가운데서는 핀란드만이 2023년 이후 기독교 혐오 범죄 통계를 공식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통계 공백이 문제의 심각성을 가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역시 교회와 기독교 시설을 대상으로 한 훼손과 공격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지만, 연방 정부 차원의 공식 통계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민사회 단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 피해 규모는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유럽 각국, 교회 훼손과 방화 사건 잇따라

CDI는 미국 가톨릭주교회의에서 2024년 한 해 동안 교회 자산을 겨냥한 공격이 56건 발생했다고 집계했으며, 2025년 1월부터 6월 사이에도 추가로 19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2025년 5월 6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교회 제단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2024년 10월에는 매사추세츠, 애리조나, 플로리다 등지에서 교회 방화 사건이 잇따랐다.

유럽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확인됐다. 프랑스에서는 2023년 한 해 동안 약 1천 건의 반기독교 사건이 발생했으며, 그리스에서는 600건 이상의 교회 훼손 사례가 보고됐다. 캐나다의 경우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최소 24곳의 교회 건물이 방화 피해를 입었다.

보고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등에서도 예배 공간 훼손, 성직자에 대한 신체적 공격, 예배 방해 사건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이념적 적대감과 반종교적 극단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병역 거부 처벌과 제도적 압박… 종교 자유 논란 지속

보고서는 일부 OSCE 지역 국가들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종교적·윤리적 신념을 이유로 처벌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에서는 군 복무를 거부한 종교인들이 수감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튀르키예에서는 종교 단체들이 예배와 표현의 자유, 법적 평등과 관련해 체계적인 제한을 받고 있다고 평가됐다. 서구 민주국가로 분류되는 벨기에 역시 종교 기관에 대한 법적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벨기에에서 신앙 기반 기관들이 낙태나 조력 사망 서비스 제공을 요구받고 있으며, 여성 성직자 안수를 거부한 종교 지도자들이 제재를 받은 사례도 언급했다.

호주·태평양 지역도 예외 아냐… 종교의 공적 역할 논쟁

CDI는 호주에서 전통적으로 종교 자유가 보호돼 온 국가로 평가되지만, 최근 일부 주 정부가 신앙 기반 의료기관에 대해 신념과 충돌하는 의료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연계하도록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 주 정부가 낙태 제공을 거부한 가톨릭 병원을 몰수한 사례를 문제 사례로 제시했다.

또한 호주의 나우루 해외 수용소 운영과 관련해, 종교 박해를 피해 도망친 난민들이 장기간 비인도적 환경에 놓여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2024년 11월 기준 나우루에는 100명 이상의 난민이 수용돼 있으며, 이는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태평양 지역에서는 뉴질랜드와 동티모르가 비교적 강한 종교 자유 보호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종교의 공적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2월 발생한 대규모 폭동 이후, 제임스 마라페 총리는 기독교적 국가 정체성을 강조했으며, 이후 의회는 국가를 기독교 국가로 선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현지 종교 지도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문화적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2024년 9월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며, 마술과 미신을 이유로 한 폭력과 인권 침해를 강하게 비판했다. 보고서는 종교의 정치화와 외부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해당 지역의 종교 자유와 다원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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