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 반등에 성공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36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 국내로 유입된 자금 규모를 의미하는 자금 도착액도 전년 대비 16.3% 늘어난 179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실적으로, 투자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 집행이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가 전년 대비 14.6% 감소하며 주춤했지만, 하반기 들어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신정부 출범 이후 대외 신뢰 회복…투자 환경 개선 효과
산업부는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 실적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 신정부 출범 이후 우리 경제와 산업 전반에 대한 대외 신뢰 회복을 꼽았다. 정책 기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점차 해소됐고, 이에 따라 하반기 투자 유입이 본격화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며 관련 정책 드라이브를 강화한 점도 투자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한 점 역시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린필드 투자 사상 최대…양적·질적 성장 동반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 투자 신고액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285억9000만 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인수합병(M&A) 형태의 투자는 74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에 50% 이상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게 줄어들며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다. 산업부는 생산시설 신·증설과 같은 실물 중심 투자가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제조업·서비스업 동반 증가…첨단·AI 분야 투자 확대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15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나며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화공 분야는 58억1000만 달러로 99.5% 증가했고, 금속 분야 역시 27억4000만 달러로 272.2% 늘었다. 반면 전기·전자 분야는 35억9000만 달러로 31.6% 감소했고, 기계장비·의료정밀 분야도 8억5000만 달러로 6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투자는 190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와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되면서 유통, 정보통신, 연구개발·전문·과학기술 분야가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금융·보험 분야 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EU 투자 확대…일본·중국은 감소세
국가별로는 미국의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미국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전년 대비 86.6% 늘어난 9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금속, 유통, 정보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유입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도 화공과 유통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며 69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35.7% 증가했다. 반면 일본은 44억 달러로 28.1% 감소했고, 중국 역시 35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8.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외국인 투자 유치 인센티브 확대 방침
산업부는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 역대 최대 실적을 발판으로 향후에도 투자 유치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지역 발전과 연계된 외국인 투자 유치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외국인투자기업이 겪는 불합리한 규제를 적극 발굴해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다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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