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 김정석 목사) 제36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수련목회자 선발고시 제도 폐지 및 목사고시 신설안’이 부결됐다. 이번 개정안은 교역자 양성체계를 전면 개편해 수련목회자 과정을 없애고, 신학대학원 졸업자들이 목사고시에 합격하면 곧바로 서리로 사역해 1년 후 목사안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으나, 표결 결과 찬성 84표, 반대 334표, 기권 3표로 부결됐다.
부결된 개정안은 현행 수련목회자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성경논술·감리교회 신학·교리와 장정·면접’으로 구성된 새로운 목사고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기존 제도에서는 신학대학원 졸업자가 ‘수련목회자 선발고시’에 합격해야 서리로 파송되고, 이후 일정 기간의 수련과정을 거쳐 준회원으로 허입된 뒤 목사안수를 받는 단계적 구조였다. 반면 개정안은 수련 과정을 생략해 목회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교역자 수급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를 담고 있었다.
찬성 측은 현재 감리회가 겪고 있는 교역자 수급난의 현실적 해소를 이유로 개정안을 지지했다. 중부연회 이중재 회원은 “부목사와 전도사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부연회에서도 수련목회를 신청한 51개 교회 중 실제 수급받은 교회는 10곳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련목회자 제도는 목회자 공급이 넘치던 시절의 제도로, 현재 환경에는 맞지 않는다”며 “목회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 측은 감리교 신학과 목회 전통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경기연회 이성우 회원은 “개정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는 감리교 창시자 요한 웨슬리의 신학과 영성을 짓밟는 것”이라며 “현재 수련목회제도는 성경 암송과 기도로 무장된 목회자를 길러내는 감리교의 핵심 전통”이라고 비판했다.
중부연회 맹익제 회원 역시 “이번 개정안은 오히려 목회자의 수준을 떨어트릴 위험이 있다”며 “목회자 수급이 문제라면 제도 폐지가 아니라 신학대학원 통폐합과 인원 조정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부결로 기감은 기존의 수련목회자 선발고시 및 진급 과정을 유지하게 됐다. 다만 교역자 수급 불균형과 제도 운영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 향후 수련제도 개선을 위한 별도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목회자의 심리적, 정신적 건강과 목회돌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목회자 후보자로 하여금 신학대학 입학부터 준회원 2년급 과정을 마칠 때까지 임상목회교육(CPE) 이수 의무화를 명시한 개정안도 부결됐다. 표결 결과 찬성 186표, 반대 220표, 기권 6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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