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OM 박태연 선교사
박태연 선교사 ©한국VOM

은퇴를 앞두고 러시아 감옥에 구금된 한국인 선교사 박태연 선교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 CEO 에릭 폴리)는 이번 사건을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사례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을 개시했다.

박태연 선교사는 1993년 러시아에 입국해 약 33년간 현지에서 사역했다. 그는 스스로를 “러시아와 결혼했다”고 표현할 만큼 현지 사회에 깊이 헌신해 왔으며, 만 69~70세의 나이로 은퇴를 준비하며 러시아 하바롭스크(Khabarovsk)에서 한국행 항공권까지 구매해 둔 상태였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지난 1월 15일, 박 선교사를 불법 이주(체류) 조직 혐의로 체포했다.

한국VOM은 해당 혐의가 본질적으로 선교 활동을 문제 삼는 종교의 자유 탄압을 가리기 위한 명목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체는 “형식상 이주 혐의를 적용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선교 활동 전반을 문제 삼아 국제사회의 비판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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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에릭 폴리 CEO, 현숙 폴리 대표 ©노형구 기자

한국VOM CEO 에릭 폴리 목사는 4일 정릉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국영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러시아 국영 통신사 RIA가 1월 23일 보도에서, 하바롭스크 지역의 어린이 종교 캠프에 대한 수개월간의 수사를 언급하며 “그럴듯한 목적 뒤에 숨어 선교 활동을 한 대한민국 시민의 활동이 중단됐다”고 전한 점을 강조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박태연 선교사님이 그 수사의 표적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명백하다”며 “법률적으로는 이주 혐의로 고발했지만, 국영 언론을 통해서는 훨씬 더 광범위한 사건으로 몰아가 가족과 대리인들이 사건의 전체 범위를 파악하고 방어할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국제 규범을 위반한 종교의 자유 탄압”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언론은 박 선교사와 한국 선교사들이 어린이들을 ‘세뇌’하고 강제로 성경을 필사하게 했으며, 궁극적으로는 한국으로 데려가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릭 폴리 목사는 “터무니없는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박 선교사님은 어떠한 전과도 없고, 평생 독신으로 살며 이웃을 돌보는 삶을 실천해 온 분”이라며 “정치적 목적이나 불온한 의도는 전혀 없고, 어린아이처럼 투명하고 선량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한국VOM 박태연 선교사
맨 앞줄 중앙이 김태연 선교사.©한국VOM

또한 러시아 언론이 국제 선교 단체 어린이전도협회(Child Evangelism Fellowship)를 세뇌 조직처럼 묘사한 데 대해서도 반박이 이어졌다. 에릭 폴리 목사는 “어린이전도협회는 75년 이상 전 세계에서 공개적이고 투명한 사역을 해 왔으며, 모든 프로그램은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와 참여를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언론이 공개한 영상 속에서도 아이들이 웃으며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확인된다며, 강압적 세뇌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편, 박 선교사가 체포 이후 상당 기간 한국 영사관과 접촉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1963년 체결된 ‘비엔나 영사 관계 협약’ 제36조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소식에 따르면 박 선교사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3일 오후 한국 영사와 약 40분간 면담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영사 접견이 신청 후 2주가 지나서야 이뤄졌다는 점에 대해 여전히 우려를 표했다.

한국VOM은 이번 사건을 단발성 문제가 아니라, 러시아 전반에서 나타나는 종교 자유 제한의 흐름 속에서 보고 있다. 2016년 이후 러시아에서는 불법 간첩·이주 혐의 등을 적용해 선교사뿐 아니라 현지 개신교 목회자와 신자들에 대한 압박이 증가해 왔다는 것이다. 또 지난 2024년 1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생한 한국 선교사 백모 씨의 구금 사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북한 근로자들을 위한 사역 활동을 해왔던 백 씨를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종교의 자유를 헌법에 명시한 국가들조차 실제로는 이를 탄압하는 경우가 많다”며 “박 선교사님은 오직 사역만 해 온 분으로, 정치적 문제 인물이 아니다. 은퇴해 고국으로 돌아가도록 허락하는 것이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라고 호소했다.

한국VOM은 박태연 선교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온라인에 게시하고, 러시아 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이며 한국 외교부와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The United Nations Working Group on Arbitrary Detention)에도 사본을 보낼 계획이다.

단체는 “서명 하나하나가 선교사의 석방을 앞당길 수 있다”며 한국 교회와 국제사회의 관심과 연대를 촉구했다. 청원서 전문은 다음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https://vomkorea.com/petition-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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