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간사(오른쪽)와 권영진 국민의힘 간사(왼쪽)가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간사(오른쪽)와 권영진 국민의힘 간사(왼쪽)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이 “15억 원짜리 아파트도 서민 아파트”라고 언급한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청년층의 주거난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여당 핵심 인사의 발언이 국민 정서를 자극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복기왕 의원은 최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15억 정도 아파트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인식이 있지 않느냐”며 “이번 부동산 대책은 15억 원 아파트나 청년, 신혼부부 같은 실수요자 계층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지금이 달라진 게 없는데 주거 사다리가 없어졌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15억 원 이상 주택은 주거 사다리라기보다 부를 넓히는 욕망의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복 의원은 또 “이러한 투기적 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어, 이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책은 중산층 이하 서민의 주거 안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곧바로 거센 역풍을 불러왔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15억 원 아파트가 서민 주택이라니, 민주당이 국민의 상식을 조롱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 인식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도봉구 아파트 평균가가 5억 원대인데, 민주당 기준으로 서민이 되려면 10억 원을 더 벌어야 한다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한 “민주당은 실수요자 대출을 줄이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청년이나 신혼부부, 다자녀 가정 등 일부만 정책 대출 혜택을 받는다”며 “대다수 서민과 청년은 일반 대출에 의존해야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그마저도 막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정책은 서민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강남 부유층을 보호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15억 원짜리 아파트를 서민 주택이라 부르는 발상 자체가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서민을 위한다는 구호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강남 부동산 부유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다”며 “15억 원이 서민 기준이라면 집을 사지 못하는 국민은 민주당의 눈에는 불가촉천민으로 보일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복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 인식이 국민 현실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국민 앞에서 ‘15억 원이 서민 주택’이라는 발언은 민심을 더욱 이반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복기왕 의원의 발언은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경솔한 표현이었다”며 “이런 발언 하나하나가 당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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