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기업들의 경영실적 전망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그리고 기업 부담을 키우는 입법 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전국 제조기업 2275개사를 대상으로 ‘2024년 기업 경영실적 전망 및 애로요인’을 조사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제조기업의 75.0%가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조사 당시 ‘목표 미달’ 응답 비율(74.0%)을 넘어선 수준이다.
올해 영업이익이 목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답한 기업은 20.4%에 그쳤으며,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4.6%에 불과했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제조업 전반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제조업계는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내수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으며, 수출 또한 반도체를 제외하면 1~9월 누적 기준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산업에서 회복세가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반등 국면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는 원가 상승이 꼽혔다. 기업들은 경영상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42.5%)과 ‘인건비 상승’(30.4%)을 지목했다. 이어 ‘관세 증가’(8.9%)와 ‘이자 등 금융비용 상승’(8.0%)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이익 구조를 직접적으로 압박해 기업의 버티는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제도적 부담 역시 기업들이 체감하는 중요한 리스크로 나타났다. 기업경영 관련 법·제도에 대한 인식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 기업의 50.5%가 ‘변화 없음’을, 44.3%는 ‘부담이 가중됐다’고 답했다. 반면 부담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5.2%에 그쳤다.
지역 경기 상황 역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악화됐다’는 응답이 49.4%로 ‘변화 없다’(40.9%)보다 높게 나타나, 경기 부진이 지역 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한상의는 올해 정기국회를 앞둔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요소로 ‘법인세 인상 등 기업비용 증가’(50.5%)를 꼽았다고 밝혔다. 이어 ‘상법·공정거래법 등 기업제도 규제 강화’(40.6%), ‘노사관계 부담 증대’(38.6%)가 주요 우려 요인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제조업 전반이 내수 침체와 수출 정체 속에 원가 부담까지 겹쳐 수익성 악화 압박을 받고 있다”며 “법·제도적 부담이 더해질 경우 기업의 투자 의지가 위축되고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국회가 기업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경영환경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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