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일기
새벽공기를 가르며 날으는
새들의 날개 죽지위에
첫차를 타고 일터로 가는
인부들의 힘센 팔뚝 위에
광장을 차고오르는 비둘기들의
높은 노래 위에
바람속을 달려나가는
저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피곤한 얼굴로 돌아오는
나그네의 지친 어깨위에
시장 어귀에 엄마 품에서
잠든 아아의 마른 이마위에
골목길에서 돌아오시는
내 아버지의 주름진 황혼위에
아무도 없는 땅을 홀로 일구는
친구의 굳센 미소위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수없이 밟고 지나는 길에
자라는 민들레 잎사귀에
가고 오지않는 아름다움에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소녀의
겨울밤차 유리창에도
끝도 없이 흘러만가는
저 사람들의 고독한 뒷모습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영상 캡쳐
이처럼 아름답고 진하며 조금은 애틋하고 긍정적인 사랑이야기가 있을까?
정통 문인이 아닌 가수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아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어떤 이는 이 '사랑일기' 노래 가사에 대해 노벨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작품이라 했다.
필자가 하덕규 목사를 처음 만난 것은 오래 전 ACTS(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강의실에서 였다. 아마도 <인간론과 구원론> 강좌였다. 출석부 하단에서 이름을 발견하고 무심결에 '이 하덕규가 그 하덕규씨 맞냐'고 묻자 뒷자리에서 아주 힘차고 경쾌한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하덕규 교수(당시 백석예술대 교회실용음악과)였다. 당시 ACTS는 심한 미움과 분규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시기였다. 위로와 치유와 사랑을 노래하는 하덕규 교수에게 선지동산의 이런 모습은 큰 상채기로 남지 않았을까?
시인과 촌장(하덕규·함춘호)으로 활동한 음유시인 하덕규(1958년 ~ ) 목사는 강원특별자치도 홍천 生. 본래 회화를 공부하였으나 밥 딜런처럼 대한민국의 싱어송라이터요 음유 시인으로 불릴만한 가수였다.
대중가요계에는 다양한 싱어송라이터들이 있다. 하지만 하덕규 목사처럼 특별한 위로와 치유를 준 수 많은 명곡을 선물한 가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 히트 곡들 중에서도 '가시나무'는 조성모 가수가 리메이크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다. 하 목사가 작시 작곡한 이 노래는 사실 신앙적 고백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가사에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지만, '사랑하는 하나님 앞에서 아직도 죄를 짓고 원하는 것만 쫓아가는 나 자신을 하나님께 죄송하다 고백하는 내용'이라고 하덕규 본인이 직접 작품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덕규 목사는 교수직을 정년 은퇴하고 지금은 개신교(침례교) 목회자로 사역 중이다.
21세기가 되어도 여전히 미움과 증오가 끊이지 않는 세상이다. 여러 가수들에게도 다양한 곡을 기꺼이 선물했던 하 목사께서 앞으로도 주님의 은혜 가운데 목회자와 기독교 음유시인으로서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와 사랑을 노래하는, 다윗처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원한 하나님의 종이 되시길 기도한다.
가시나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한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신학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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