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 가장 많은 상처와 오해, 그리고 불신을 낳는 영역이 있다면 단연 재정이다. 교회 재정은 숫자와 장부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와 영성의 문제다. 재정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설교가 아무리 좋고 사역이 활발해도 공동체는 금세 긴장 상태에 들어간다. 그래서 재정은 교회와 개인의 신앙적 영성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할 수 있다.
1. 성경은 재정을 숨기지 않는다.
성경은 돈의 문제를 결코 회피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천국 비유에서 돈을 자주 언급하셨고, 사도 바울 역시 헌금의 사용과 관리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다루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와 마게도냐교회의 연보를 처리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는 우리가 이 거액의 연보에 대하여 아무도 우리를 비방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8:20)
그는 헌금을 혼자 관리하지 않았고, 여러 사람을 세워 공개성과 책임성을 확보했다. 이는 믿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2. 재정 투명성은 영적인 선택이다.
교회 재정의 투명성은 단순한 회계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영적 태도의 문제이다.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것은,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며 성도 앞에서 숨김이 없겠다는 고백이다. 반대로 재정을 “목회는 목회이고 돈은 행정이다”라며 일부만 아는 구조로 남겨둘 때, 교회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불신의 씨앗을 심게 된다. 불신은 대부분 침묵과 불분명함에서 자란다.
3. 재정 문제는 결국 하나님과 인간관계 인간과 인간사이 관계 문제다.
교회 재정 갈등의 핵심은 숫자가 아니다. “얼마를 썼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떻게, 왜 결정했는가”이다. 건강한 교회 재정은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분명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결정은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가? 공동체의 합의와 분별은 있었는가? 사용 내역은 공유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변이 불분명할수록 오해는 커지고, 관계는 무너진다.
4. 재정위원회와 시스템의 중요성
교회 재정은 개인의 신앙심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거룩한 사람이라도 구조가 없으면 시험에 노출된다. 그래서 건강한 교회는 다음과 같은 시스템을 갖춘다.
1) 다수의 재정 담당자를 배치한다.
2) 재정위원회를 운영한다.
3) 정기적인 보고와 감사를 한다.
4) 명확한 승인 절차를 거치게 한다.
이러한 구조는 사람을 의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다. 재정 시스템이 건강할수록 목회자와 재정 담당자는 더 자유롭고 담대해진다.
5. 교회 헌금의 의미를 다시 세워야 한다.
헌금은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세금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대한 예배의 표현이며, 공동체를 향한 신뢰의 고백이다. 그렇기에 헌금 사용 역시 예배의 연장선에서 다뤄져야 한다.
헌금이 바르게 사용될 때 성도들은 기쁨으로 드린다. 반대로 불분명한 사용은 헌금의 영적 의미를 훼손한다. 교회는 재정을 통해 성도들의 믿음을 키울 수도, 상처를 줄 수도 있다.
6. 재정이 건강할 때 교회는 살아난다.
교회 재정이 건강해질 때 가장 먼저 회복되는 것은 신뢰이다. 신뢰가 회복되면 공동체는 다시 하나가 되고, 사역은 힘을 얻는다. 재정은 교회의 가장 현실적인 영역이지만, 동시에 가장 영적인 영역이다. 돈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교회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드러낸다.
투명한 재정은 교회를 세속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교회를 세속적 오해로부터 지켜준다. 교회가 재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숨기지 않으며, 공동체 앞에 솔직해질 때, 재정은 더 이상 갈등의 불씨가 아니라 회복의 통로가 된다.
재정은 숫자가 아니다. 재정은 사람이고, 관계이며, 그 사람의 신앙적 영성이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말라기 3장 10절)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고린도후서 9장 7절)
양기성 교수(Ph.D., Hon. Th.D.)
서울신학대학교 교회행정학 특임교수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기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