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가 석 달 만에 다시 1%대로 내려앉으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서민 가계의 체감 부담은 여전히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7% 상승했다. 이는 1월 2.2%, 2월 2.0%, 3월 2.1%, 4월 2.1% 등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다 5월 1.9%로 하락한 뒤 6월(2.2%)과 7월(2.1%)에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가 8월 들어 다시 둔화된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대비 4.8% 올랐고, 공업제품은 1.7%, 전기·가스·수도는 0.3%, 서비스 가격은 1.3% 상승했다. 특히 공공서비스는 7월 1.4% 상승에서 8월 -3.6%로 급락했다. 이는 SK텔레콤이 8월 한 달간 50% 요금 할인을 실시하며 휴대전화료가 21.0%나 하락한 영향이 컸다. 석유류 가격 역시 7월 -1.0%에서 8월 -1.2%로 하락 폭을 확대하며 공업제품 가격 안정에 기여했다.
그러나 통신요금 인하는 일시적 조치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먹거리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생활 물가를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고, 폭염과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0.1%에서 2.7%로 전환했다. 축산물은 7.1%, 수산물은 7.5% 상승해 전월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가공식품(4.2%)과 외식(3.1%)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9.4%), 국산 쇠고기(6.6%), 쌀(11.0%), 고등어(13.6%), 복숭아(28.5%), 달걀(8.0%), 찹쌀(45.6%), 빵(6.5%), 커피(14.6%), 햄·베이컨(11.3%), 김치(15.5%) 등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는 소비쿠폰 지급, 휴가철 수요 증가, 기후 영향과 공급 감소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곡물 가격은 지난해 생산량과 재고 감소로 14.7% 상승했다”며 “채소와 과실은 폭염과 출하량 감소 영향으로, 축산물은 돼지고기와 쇠고기 도축 마릿수 감소와 여름철 수요 증가가 상승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근원물가 지표를 보면, OECD 기준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대비 1.3% 오르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식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1.9%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으며, 특히 식품 가격은 3.9% 상승해 가계 부담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통신요금 인하 효과가 사라지면 물가가 다시 2%대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먹거리 중심의 물가 부담이 장기적으로 가계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수치가 단순한 물가 안정 신호로 보기에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